겨울 5. 창작자들에게 고독은 우울이 아니라 플로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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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과 어울린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수다를 떨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함께 여행을 떠난다.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콘서트에서 클래식을 감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외에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평정심을 찾으려면 때로 완전히 혼자 있어야 한다. 방해 없는 고독 속에서만 우리는 집중력을 극대화하고 왜곡 없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욕망 충족의 실패나 권태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배고픔, 성욕, 권력욕 같은 끝없는 욕망의 근원인 '의지'는 충족되지 않으면 고통을 낳고, 충족되면 곧 권태를 불러온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운동이며, 행복이란 고통이 잠시 멈춘 소극적 안식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끝없는 순환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쇼펜하우어는 고독, 예술 감상, 신체 활동, 연민 실천을 제시했다. 그중 고독이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다.
음악 감상이나 아름다운 풍경 관람은 의지의 지배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고독이다.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욕망을 최소화하는 것, 그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핵심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혼자 있는 데 익숙하다. 사람들은 종종 걱정한다. "어떻게 혼자 여행을 하지?"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지 않나?" 하지만 창작자들에게 고독은 우울이 아니라 플로우 상태의 집중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생성하는 것이 취미인 사람들이다. 자신과 대화하고, 책 속 저자와 대화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을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표현한다.
특히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언가에 집착할 때, 창작자들은 그 대상과 직접 대화하기보다 마음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화가는 그림으로 말하고, 클래식 작곡가는 음악으로 응답한다. 이는 쇼펜하우어가 말한 예술 해방론의 실천이다. 사랑이나 집착 같은 감정을 타인과의 대화가 아닌 창작으로 승화할 때, 우리는 의지의 맹목성을 관조적으로 직시하며 고통을 초월한다.
쇼펜하우어는 타인과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자기 개성의 희생"과 "저속한 상호작용"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고독을 사랑하는 자만이 자유롭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사람을 피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회적 압력을 피함으로써 타인의 고통을 왜곡 없이 직시하고 연민을 유지하는 지혜로운 선택을 의미한다. 직접 섞이면 이기주의가 충돌하고 사랑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고독의 가치를 모든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비범한 사람들은 그 뜻을 헤아리지만, 범인(평범한 사람)들은 생업에 매여 알아듣지 못한다. 창작자가 선의로 고독의 가치를 말할 때, 생업에 치여 있는 사람들은 이를 곡해하거나 무시한다. 쇼펜하우어 역시 지적 우월자만 고독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린다고 보았으며, 이런 괴리를 인정했다. 결국 창작은 타인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해방의 도구다. 강요 없이 실천할 때 비로소 평정심을 준다.
예술가든 직장인이든 생업은 중요하다. 직장인에게 경제적 결과는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큰 이슈다. 예술가에게는 그것이 눈앞의 현실이다. 쇼펜하우어는 유산으로 평생 근심 없이 살며 "돈은 독립성을 주고 노동 없이 편안한 삶을 가능케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과도한 축적이 새로운 욕망을 낳아 고통을 증폭시킨다고 경고했다.
진정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떠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처음 1~2년은 누구도 뭐라 하지 않지만, 3년이 넘어가면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연 곁으로 떠나는 극단적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조차 완전한 해답은 아니다.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고, 비교와 시기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정을 지키는 것, 고통을 직시하되 그 안에서 가능한 최소한의 평온과 기쁨을 추구하는 것이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현실적 길이다.
쇼펜하우어를 타로로 표현하면 메이저 아르카나 9번 ‘은둔자(The Hermit)’다.
은둔자는 등불을 들고 산 위에 홀로 서 있는 노인을 상징한다. 이 카드는 고독 속에서 내면의 지혜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현자를 나타낸다. 자기 성찰, 진리 탐구, 영적 성장을 강조하며, 외부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의 가치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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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플레이리스트 바로가기 (매주 화금 오전 11시 30분) http://www.youtube.com/@springp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