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실리카겔의 음악을 듣는다.

Ryudejakeiru

by 정여백


울고 있어요.

깜깜한 곳에서

떨고 있어요.

두 번 다시

난 놓지 않아요.

꿈속에서 봤던

진귀한 물건.

(꿈의 도시로 가요. 내가 깨어날 곳.)

(꿈의 도시로 가요. 내가 깨어날 곳.)

Ryudejakeiru

백만 가지 재앙 속에서도

성실하게

지킬뿐이라고

내 입속에 태양이 들었다고

-실리카겔의 Rydejakeiru중에서


여느때 처럼 2024년의 마지막 날밤도 유투브탐험을 하고 있을때였다.저녁 일몰 데이트때 티라미수조각케이크를 먹었는데 맨 밑에 깔린 케이크 시트지에 커피원액이 잔뜩 적셔져 있던 탓에 카페인에 심장이 두근대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늦은 불면의 밤 알고리즘은 나에게 종종 듣던 실리카겔의 음악동영상 하나를 추천해 줬는데 Ryudejakeiru였다.도대체 어느나라 언어인지 짐작도 안가는 단어의 제목이었지만 나무위키를 보니 이것은 일본어로 추정되고 음대로 읽으면 뜻이 뱀의 허물 이었던 것.이라고 한다.


새해도 뱀의 해이고 나도 뱀띠이고 문득 마음이 가서 들어보니 가사가 약간 알쏭달쏭했다.하지만 차분히 듣다보니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길 기다리는 이무기의 고난과 희망에 관한 노래라는 것을 깨달았다.뱀의 허물이었던 것은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어 날아간 이무기가 남긴 허물이었던 것이다.그것들이 머리에 그려지며 이 노래를 들으니 상당히 좋았다.


최근 감정적으로 컨트롤이 안될정도로 일적으로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는데 정말 나에게는 백만가지

재앙으로 느껴질 정도로 스트레스 받았었다.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 내가 아직 용이 되길 기다리는

이무기이고 입에 태양을 물고 있는 고귀한 존재이기에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다.성실하게 지켜야 할것들이 있기에 나는 인내하고 견뎌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태양은 무엇이고 성실하게 지켜야 할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나는 이상을 품는 류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당장 생각나는 것은 갈매기의 꿈이나 데미안이나 달과 육펜스등이다.태양은 아마 자신이 꿈꾸는 이상이고 성실하게 지켜야 하는 것은 아마도 같은 밴드의 다른 곡 apex에서 단어를 빌려 말하자면 품격,지성,사랑 이런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apex라는 곡을 무척 좋아하는데 세상이 아무리 나를 까대고 폄하하고 꺾으려 해도 나는 품격과

지성과 사랑을 가진 이상을 품은 존재이기에 꺾이지 않을 거라는 의지를 드러낸다고 생각한다.나는 목표가 있는 사람이고 목표에 몰입해 행동하는 사람이기에 타인의 가십에는 사실 흥미가 없다.내 일도 할게 많아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부족하기에.그리고 나는 같은 이상을 품은 이들과 어울리기도 바쁘다.그래서 사사로운 것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교수님의 서울대 축사를 첨부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하려한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하라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거부하라

타협하지 말고 자기의 진짜 꿈을 쫒아라

모두 좋은 조언이고 사회입장에서는 특히나 유용한 말입니다만 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음을 여러분은

이미 고민해봤습니다.

제로섬 상대평가에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그리고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으시길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없이 마주하게 되길 바랍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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