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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Nov 30. 2020

"정말로 아이디어만 있어도 되는거였나요?"

유치원 현장학습 서칭 플랫폼 프로젝트 제작 스토리 (1/3)

 2017년 11월의 가을비로 오전부터 하늘히 흐렸던 날, 오후 한시 쯤 사무실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    - " 거기 스프린트 맞죠? 혹시 야놀자 같은 사이트도 만드십니까? "

     나     - " ...? '야놀자'가 벤치마칭 이신가요? 저흰 사전미팅 후 진행여부를 결정합니다." 

    ???    - " 오늘 미팅됩니까? 제가 가겠습니다. "

     나     - " ??? "



 난데없이 전화와서 야놀자를 만들 수 있냐니. 그것도 당황스러웠지만, 더 당황스러운건 오늘 바로 오시겠다는 말이었다. 뭔가 많이 급한 것 같은 클라이언트와 다행히 외부업무가 없던 나는 가장 빠른시간을 찾아 약속을 잡았고, 곧 약속한 시간이 되자 아주 정확한 시간에 미팅은 이루어졌다.






# 우리 직원들이 많이 불편해 해요.



Client - " 저는 인천에서 유치원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사업이기에 항상 고민이 굉장히 많은데, 그 중 하나를 해결하기위한 플랫폼을 만드려고합니다. "

    나    - " 고민이 뭔가요? "

Client - " 저희 유치원은 약 한 달에 한 번씩... "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이랬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선 약 1년에 10번정도 크고작은 '현장학습'이 이루어지는데, 이 현장학습을 어디로 가야되는지에 대한 직원들의 고민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게 왜 대단한 고민이지? 나도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중이고, 아는 형은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중이던데...' 라고 생각을 하던 중, 곧바로 이어지는 현장학습의 장소선정 기준을 듣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 클라이언트가 나열한 현장학습 기관선정 체크리스트 >



 여행지 하나 찾는데 이렇게나 많은 기준을 대입하여야 하니 장소를 검색하는데엔 검색대로 시간은 뺏기고, 또 많은 시간을 들여 고생했건만 직접 가서 보면 인터넷과 너무 다른게 현실이라고 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시야는 다 같은 듯, 현장학습지 컨디션이 조금 떨어지는 곳이라도 다녀오는날이면 아이들이 현장학습 후에 집에가서 부모님께 늘어놓는 솔직한 자랑(?) 덕분에 학부모 민원이 상당하다고...


그렇다보니 장소선정에 대해 다들 민감하다는, 넘겨들어도 대략적으로나마 고충이 짐작이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장소선택이 어렵다고 아이들을 계속 유치원안에서만 놀게할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앞마당에서 물놀이 하는것도 한두번이지.



    나    - "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그래도 현장학습은 계속 가야하지 않나요? " 

Client - " 맞아요. 그렇다보니, 계속 갔던데만 가게되더라구요. 제작년 여름에 갔던데는 올해가고, 작년 여름에 갔던데는 내년에가고... 아까 전화로 말씀드렸던 '야놀자'도 솔직히 어린이 단체로는 예약자체가 어려운곳이 대부분이에요. 일반적인 곳들은 단체체험이 준비가 아예 되지않은 곳들도 많고, 괜히 사고날까봐 어린이들을 안받는곳도 굉장히 많구요. "



 이런 말들을 들으며 클라이언트의 Needs 대부분 파악할 수 있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던졌다.


" 그럼 이제까지 생각하신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비슷한 사이트라도 좋습니다. "




# 정말 아이디어만 가지고 와도 되는거였나요?



 클라이언트는 이 플랫폼을 제작하기로 마음먹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였다.


' 아이디어 밖에 없어서 '


 근데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사업이 가능한가? 사업화계획이 당연하게 있어야하며, 그에 맞는 전략도 세워져야한다. 타겟이 누구인지, 수익모델은 무엇인지, 차후 발전가능성은 어떤 부분에 있는지.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절대 혼자서  준비하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업의 전반을 준비하느라 혼자서 시간을 허비하기엔, 그것보다 먼저 해야할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다.



    나    -  " 이제 이런것들은 저희와 상의하시고, 진짜 중요한 입점홍보에 신경쓰시죠. 플랫폼도 입점이 되야 완성되는거 아니겠습니까? "

Client - " 혼자 하려니 정말 엄두가 안났는데, 이제서야 차근차근 해나갈 수 있겠네요. "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잡고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냉정하게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것'을 잘 판단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원하는 플랫폼은... " 으로 시작된 약 20분간의 대화속엔 약 3년간 클라이언트의 고민이 절실이 녹아있었고, 덕분에 예상한 것보다 많은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다.



1. 야놀자, 위메프와 같은 쇼핑몰 형태로 제작

2. 숙박은 없이 당일 체험만 판매

3. 결제가 직접 이루어지며, 중간 수수료 적용



 클라이언트가 구상한 플랫폼의 구성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Needs를 해소하는 것이 플랫폼 구성의 가장 큰 목적이라서 그런지, 현재 기준엔 비슷하게 운영중인 곳은 찾을 수 가 없었다.

 

 선두주자가 없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을 한다는건 대단한 모험일 것이다. 선두주자가 없다는건, 새로운길을 개척해야한다는 위험성과 부담감이 따르지만 반면에 시작과 동시에 업계 1위가 된다는 소리도 된다.(물론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업계환경분석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많은 Risk에 대한 예측과 분석도 따라야한다.




# 수익을 생각하고 만드는건 아니지만



    나    - " BEP(손익분기점)를 떠나, 언제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좋겠다와 같은 계획이 있나요? "

Client - " 전 이 플랫폼을 수익을 생각하고 하는건 아닙니다만 최소한 담당자 한명 인건비 정도는 나와야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클라이언트에게 건넨 사업에 대한 제대로된 첫 질문이었다. 약 미팅시간이 40분이 넘어갈 무렵에. 

클라이언트는 최소한의 수익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연이어 질문을 시작했다.



" 결제 수수료는 얼마나 생각하시나요? "

" 단체로 계약을 하면 저렴해지나요? "

" 판매자,구매자를 위한 혜택은 생각 안해보셨나요? "

" 원장님들이 재구매를 하게하려면 가장 필요한 건 어떤 것일까요? "



 이러한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이 클라이언트는 답을 하기시작했고, 확실한 답을 받을 수 있는 질문도 있었지만 클라이언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꽤 많았다. 나에게 메일로 답변을 주기 위해서라도 대답이 어려웠던 질문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보시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미팅은 마무리 되었다. 


  나는 항상 그렇듯 미팅이 끝난 그자리 그대로 앉아 혹시 놓친 이야기가 없었는지 회의록을 작성을 하였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우린 클라이언트에게 아이디어를 들어보았고, 아이디어를 된 배경을 들으며 Needs를 분석할 수 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했고, 지금부턴 우리가 잘하는걸 하면된다.





[Project Story] 첫번째이야기. 유치원 현장학습 서칭 플랫폼 프로젝트 제작 스토리


①  " 정말 아이디어만 가지고 와도 되는거였나요? "  

②  " 이래서 에이전시에서 하라고 하는거군요. "

③  플랫폼 안정화를 위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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