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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혁 Jun 01. 2023

산책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석양을 가로지르는

철새무리가 지나갈 때

우리는 오랜만에 걸음을 맞추었다

너는 나밖에 몰랐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서

오랜만에 맞추었다

너는 목이 쉬도록 나를 찾았는데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

잔디밭에 누운 너의 눈이

슬퍼 보이는 것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나의 생각이 아닐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석양을 내일도 보고 싶다

매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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