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환경오염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인 줄만 알았다. 특히, 기후위기는 전혀 와닿지 않는 스토리에 불가하였었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는 전혀 관계없는 각각의 주제로만 여겨졌었다.
작년 여름, 우연히 ESC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의 창립 7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가하여,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과 오태훈 (당시 초림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세계의 위기와 과학 하는 마음이라는 주제로 토의하는 내용을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후속 미래세대를 걱정하는 현 미래세대의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실천행동은 나에게 큰 굉음 같은 울림으로 다가왔고, 그동안의 무지에 대한 죄책감을 넘어 동시대 사람들에게 현실을 전파해야만 하는 들끓는 분노로 변질함을 스스로 느꼈다.
시간이 지나, 봄이 되면서 환경, 해양오염을 주제로 하는 가족형 과학융합공연 기획을 진행하게 되었고, 작품이 세상에 더 큰 외침으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ESC 행사 "기후위기 다큐-당신! 바로! 지금! 여기! "(돈의동의 여름, 감독: 남태제/ 마주 보다, 감독: 김진열)에 참가하였다. 작품에 대한 배경 자문을 구하기 위해 참가했던 나의 이기적인 목적성은 기후위기의 현실 체험과 동시에 위급성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다큐 속 청년기후긴급행동 강은빈대표님을 비롯한 10명의 과학자,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의 자문활동을 통해 9월 대학로에서 올리게 될 <뮤지컬 울프>와 소통프로그램이 완성되었다.
과학공연기획자로써 작품 속 과학철학과 논리를 예술과 접목하는 방향을 제안하고, 해양전문가 및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의 자문내용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자문위원들의 다양한 과학적 시선이 관객들과의 소통으로 하여금 해양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인지가 실천과 해결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에 가장 공을 들였다. 서로 다른 분야를 전공한 자문위원들이 하나의 작품에 대한 생각들을 융합하고 작품의 기획의도에 맞게 메시지를 잡아가는 과정은 마치 또 하나의 과학융합콘텐츠 제작과정과 다르지 않았다.
[과학융합 소통 프로그램 기획 과정]
대개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에는 작품에 출연한 배우 또는 창작진이 관객 앞에 나와 작품의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뮤지컬 울프>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을 받은 민간과학문화지원활동사업 선정작 중 유일한 창작 과학공연콘텐츠인 만큼 작품에 대한 해석 또는 그 뒷이야기가 아닌 작품 속 과학에 대한 진리와 철학을 함께 생각을 공유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 있었다. 그리하여, 마지막 공연을 제외하고 전회차 관객과의 소통프로그램을 기획하였고 출연진은 모두 작품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한해양과학자,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섭외하였다.
총 10명의 출연진을 대상으로 개인의 일정,진로, 전문성을 고려하여 짝을 지었고 두 명의 서로 다른 과학적 배경이 융합되어 하나의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표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과정에 지금까지 과학융합콘텐츠를 제작했던 노하우를 활용하였다.
#1. 작품 속 키워드 폐수처리와 관련된 사회문제의 현실을 분석하고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미래의 방향에 대해 논하다.
#2. 해양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인식변화를 위해 실천한 활동을 소개하며, 우리 일상 속에서 노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안하다.
#3. 최근 해양환경과 기후변화의 상호관계에 의해 발생된 이슈를 과학적 논리로 이해하고, 인체를 넘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다.
#4. 해양 오염, 해양 쓰레기, 부영양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범지구적인 피해를 예측하고, 정화작용 하는 생태계와 이를 활용한 과학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5. 해양 생태계의 위험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성찰해 본다.
위와 같은 주제와 자문내용으로 관객과의 소통 프로그램은 공연 후 30분간 오픈채팅방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며, 관객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몸소 해결안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다시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뮤지컬 울프>는 해양오염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기술하는 테두리 안에서 혼돈의 사회 상황 속 만연해 있는 인간성의 부재, 희생당한 자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의 주인공인 양치기소년 울프가 각종 오염 폐기물과 가축분뇨로 황폐해진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 앞에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미루어온 해양 및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우리의 방향에 대해 직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였다.
“우리는 더 이상 조율이 잘 된 피아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지나친 불협화음이기 때문...”
<뮤지컬 울프>를 제작하면서 환경과 해양오염은 기후와 직결되어, 곧 우리 사회 내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처음 알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끝으로, 이 작품이 나와 같은 청년과 미래세대에 우리, 그리고 지구 생태계를 위한 작은 관심과 행동이 지속적인 자연의 울림, 파동을 생산했으면 한다.
'호프만'을 바라보며, 바다에 뛰어든 ‘베어’를 그리워하는 양치기 소년 ‘울프’의 이야기입니다. '울프'는 '베어'를 찾기 위해 호프만으로 뛰어들며, 호프만에 대해 문제의식을 주장하는 '베어'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호프만의 수호신은 ‘울프’를 비웃으며 뭍으로 쫓아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