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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Sep 13. 2021

삶에 나를 내맡기는 짜릿함

될 일은 되고, 점은 이어진다

내 인생의 모토는 '일단 행동을 하면서, 길을 따라가자'이다.


여태껏 인생에 굴곡이 많았지만 외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다.


일단 하고 보는 것이 내 습성이고, 사람들의 짐작과는 달리, 크게 계획적이 않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일단 다 해보고(싫은 것은 하지 않고 주변의 말은 대체로 무시한다), 길이 나오면 그것을 따라간다. 민을 잘하지 않고 일단 하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인생관을 확신하게 된 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축사와 마이클 싱어의 책 <될 일은 된다>를 보고 나서이다.



스티브 잡스의 삶은 처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를 대학에 보내겠다는 친모의 조건(후에 자퇴했지만)으로 한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고, 그 후 잡스는 말 그대로 본인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았다. 그리고 우리가 알듯이 크게 성공다. 잡스의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직감과 본능을 최우선으로 두고 인생을 흐름에 내맡겼기 때문에 삶이 그의 손을 들어준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대학 때 배웠던 그 순간에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겼던 '캘리그래피' 수업마저도 잡스는 시간이 지나니, 자신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고백했다. (강연을 보면 알겠지만, 그는 매우 spiritual 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업가들의 성향과는 달 비범한 통찰력이 있다고 느껴진다.)


'Connecting dots(점잇기)'로 표현되는 그의 인생관은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항상 생각했던 그것이었다.


나는 미래를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면 나는, 그 순간 완벽하게 점을 잇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순간 자체가 우리의 운명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무 생각 없이 우연히 들었던 영문법 수업이 영어교사가 되는 출발점이 되었던 것처럼 사소한 우연이 큰 것을 만들어내었고 인생의 큰 흐름은 나의 계획과는 그닥 상관이 없었던것 같다.. 그전까지는 영어에 아예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글을 쓸 거라는 생각은 아주 확고했고 이제 그 점이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인생의 배신조차도, 결국 큰 흐름 안에서 보면 '믿음'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잡스는 알고 있었다. 잡스의 축사는, 내가 본 어떤 강연보다도 인생에 관한 가장 심플하고도 굉장한 insight가 녹아있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마이클 싱어 평범한 경제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이었으나, 어느 날 명상의 길로 접어들어, 본인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삶을 살게 되었다.


<될 일은 된다>를 보면, 명상을 하고 의식이 각성된 후, 일어나는 모든 일에 no라고 하지 않고 무조건 yes라고 했다는 일화가 가장 인상 깊었다. 결국 다가오는 모든 것을 겪은 후, 그의 인생 여정은 다채로워졌다.


(요가를 시작하고, 명상센터를 설립하고 나중에는 사업가가 되었음, 그리고 '상처 받지 않는 영혼'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왔다.다이나믹하다. <상처받지 않는 영혼>은 항상 옆에 두고 읽고 있다.)


영감을 주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많지만, 특히 이 두 사람의 인생 스토리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산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고 표현해가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관념에 휩쓸려서,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해서 보지 못할 뿐..어떤 성취나, 직업 같은 것은 단지 수단일 뿐이다. 실패나 공조차도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산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쉽다. 그것은 따라오는 조건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목표는 신념의 형태로 내 안에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현될지는(예측 불가능한 삶의 큰 계획과 흐름) 모르지만,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듯 과정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뭐든지 즐기는 자가 최고라 했나 보다.



출처: 이말년 작가의 웹툰


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에도 본능적으로 인생을 믿었다. 인생에는 큰 흐름이 있어서 우리는 결국 우리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위해 순간순간, 행동하는 자만 느낄 수 있고,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있으면 알아차릴 수 없다.


무엇을 '잘'하기보다는, '하는 것' 자체가 귀중한 것이고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경험'과 '행동'이야말로 가장 큰 자산이고 기회가 있으면 뭐든지 해보며 살아야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기회가 왔을 때 내면의 두려움으로 무언가를 하지 못하면, 혹은 부모나 타인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면 사람이 점점 주눅이 들어 제자리에서 맴돌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통념대로 인생의 길을 정하거나 지나치게 외부에 흔들리게 된다.(그런데 계속 어긋나서 시간을 많이 버리게 된다.)


사는 것이 두려운 내면 아이가 의식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기혐오나 연민에 빠진 채, 약간의 불만족과 불행에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사실 편하다. 시간에 몸을 내맡기고 늙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매일매일이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진 않아도 '나만의 서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결국 내가 원하는 내 모습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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