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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쌤클라우드 Jan 20. 2022

우리 아들은 방귀쟁이 뿡뿡이

<20대 초보 아빠의 육아 일기>


“뿌우웅”


 1.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입했던 한 포털 사이트 웨딩카페에서 봤던 글이 기억이 난다.


‘아기 방귀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순간 남편이 방귀 뀐 줄 알았네요. 남편 의심해서 미안..’


 이때만 해도 별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렸던 것 같다. 상상이 안 갔다. 그래서일까 딱히 동의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 내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니.


 듬뿍이가 방귀를 뀔 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순간 옆에 있던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hoxy..?’ 재미있는 것은 아내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성인 방귀소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혹은 평소 나의 방귀 행실에 문제가 있던 것일까?


 분명 이번 방귀는 듬뿍인데 매번 방귀소리의 범인으로 내가 지목된다. 냄새를 맡아보라고 할 수도 없고 쩝..


2. 그래서 아기 방귀 소리가 어떤데? 무슨 소리인데?


아직 육아를 해보지 않았다면, 이전에 나와 같이 위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어렵게 말할 필요 없이 아기 방귀는 그냥 성인 방귀다. 아니 오히려 어쩔 때에는 그 소리가 더 크고 우렁차기도 하다.


3. 헉...냄새는?

고약하다. 어제 듬뿍이가 뿡뿡이로 변신해서 똥방귀를 풍 푸욱 연속 발사하는데, 이내 냄새가 내 코를 콕콕 찔렀다. 와.. 내 아들이니까 참는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왕자 같은 얼굴로 고약한 냄새의 똥방귀를 뀌어대니 뭔가 매칭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계속 흉봐서 미안해 아들.


4. 그래도 사랑스럽죠?


물론!! 아들 바보 아니랄까, 방귀 뀌는 모습도 예쁘고 방귀 뀌고 혼자 놀라는 모습 또한 정말 귀엽다. 냄새는 향긋하다고 차마 거짓말은 못하겠지만, 고약한 냄새조차 사랑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5. 아마 한 번쯤 경험해보셨을 거다,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다 보면 아기의 사랑스러운 소변 물줄기를 맞을 때가 있는데, 우리 듬뿍이는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똥 폭탄을 날려주더라. 마침 흰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하하.. 마지막 서비스로 시원한 소변 비까지 선사해준 우리 아들. 너 정말 장하다!


 온몸과 바닥에 튄 대변을 치우면서 기분 좋게 실컷 웃었다. 아빠가 되면 내 새끼 똥오줌도 다 사랑스러워지게 되나 보다.


 6. 듬뿍아, 너 방귀소리는 찐이야. 가끔 아니 매번 엄마가 아빠 소리인 줄 알고 놀려서 억울하긴 한데, 그래도 괜찮으니까 앞으로도 뿡뿡이 계속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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