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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미소 Aug 11. 2023

교육에 정답이란 없다

다만 최소한의 기준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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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정답이란 없다. 

다만 최소한의 기준이 있을 뿐이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공교육 교사로 오랜 세월을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며 보냈다. 어릴 때부터 꿈이 선생이어서 성인이 되기 전부터 교육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었고, 그 시절 흔치 않았던 ‘민주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탓에 어린 자녀라도 혹은 어린 학생이라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기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과외라는 사교육에 종사도 해왔으며 보습학원이나 시간강사, 기간제 교사의 경험도 있으며 마지막에 임용에 붙기 전까지도 과외 및 기간제 교사 등을 병행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가진 교직경력에 비해 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은 남다른 편이었다.


그런 내가 교육에 대한 관점이 크게 바뀐 시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두 아이를 양육하고 수년이 지나서이다. 만약 남들처럼 평범한 아이들을 자녀로 뒀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를 그것.. 안타깝게도 내 두 아이들은 둘 다 평범하지는 않다. 여기서 평범이라는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가 만나는 교실 속의 아이들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그러하다. 이 부족한 아이들을 키우며 부모로서 그리고 교육 전문가로서 내 아이들을 바꾸고 싶은 순간이 많았고, 실제로도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그 노력 끝에 내가 깨다른 그것은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이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될 여지가 있는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방법이 다양하다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뜻에 가까운 것 같다. 교육의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이 정해져있지 않고, 반대로 절대적으로 나쁜 방법도 없더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교육의 폐해도, 사실 아이들에 따라 사교육이 살려주는 아이들도 있으며, 교사로서 바라보는 직접교수법이 모든 교과와 차시에서 나쁜 방법은 아니더라는 것이다. 때로는 상황에 따라 사교육이 효과적일 때도 있고, 직접교수법이 효과적일 때도 있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많은 교육 지침이나 육아서가 성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좋은 교육법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방법이 다양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육아서를 접할 때 ‘이런 방법도 있구나' 정도로 접근을 해야지 ‘이것만이 진리야. 이렇게 무조건 따라 하겠어'로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 육아서에 등장하는 그 아이의 경우는 그 방법이 효과적이었을 뿐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교육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단단한 훈육, 잘 먹고 잘 자는 아이, 엄마표 영어 공부법, 결정적 시기 등등 아이마다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육아서들이 의미가 없을까? 그건 아니다. 부모는 배워야 하고 내 아이에게 어떤 방법이 더 적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늘 필요한 건 사실이다. 따라서 그런 육아서들을 참고삼아 읽고 내 아이에게 적용할 만한 상황에 닥치면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는데도 억지로 강행한다거나 무조건적인 단 하나의 방법인 양 접근하면 오히려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낳을 수도 있다.


일례로, 나의 경우 지나치게 사교육을 반대하다 보니(공교육 교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했었다)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단 한 번의 사교육도 노출을 하지 않았다가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의 강력한 권유로 사교육을 시작했었던 적이 있다. 예체능부터 시작했는데 그때 깨달았던 것은 사교육을 아이가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시키거나 공부, 공부, 공부하는 사교육이 안 좋은 것이지 어떤 분야이든 ‘경험'을 쌓는 사교육이 아이를 망칠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아이는 아주 좋아했다. 이렇게 좋아하는 줄도 모르고 내 멋대로 사교육을 금지시켰었다.(그때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엄마표 영어도 그렇다. 기왕이면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 더 좋다는 것이지, 맞벌이를 하거나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엄마표 영어만이 진리인 것처럼 고집하다 보면 엄마가 먼저 에너지가 고갈되고 아이와 사이만 나빠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영어교육전문가에게 우리 아이를 맡기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 내 아이가 의외로 그런 어학원의 빡빡한 수업을 즐길 수도 있다. 보통 언어성이 타고났거나 욕심이 많은 아이들은 그런 상황에서 더 재미있게 배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만약 어학원 수업을 괴로워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억지로 어학원을 보내는 것은 그저 부모 욕심 채우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을 수 있다는 것만 주의하면 큰 문제는 없다. 즉, 사교육 자체가 나쁘고 엄마표 영어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 가정의 상황과 내 아이의 성향을 고려해서 차근차근 접근해 보면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정답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이나 다 된다는 뜻은 아니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기준은 지켜야 한다. 엄마라면 적어도 아이의 의견과 우리 가정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는 기본은 지켜야 할 것이고, 교사라면 초중등교육법에 어긋나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기본은 지켜야 할 것이다. 즉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존재한다. 그 최소한을 지켰다면 나머지는 자녀와 혹은 학생들과 조율하여 엄마로서 혹은 교육전문가로서의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도 괜찮다. 교육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로 끝나지 않고, 누구보다 더 나은 교육 더 부족한 교육이란 없으며,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듯 그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배워나가면 된다. 그러니 엄마도 선생님도 지금의 이 결정이 내 아이의 내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부담감을 안지 말고 소신껏 자신의 방향으로 아이들을 교육해 나가셨으면 한다.


아주대 소아정신과 전문의 조선미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꼭 좋은 부모가 될 필요가 있나요? 부모는 그 자체로 존귀합니다' 나는 여기에 한마디만 더 덧붙이고 싶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다만 나쁜 부모만 아니면 된다. 즉 최대한의 역할이 아닌 최소한의 역할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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