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음에 감사하다

by 이상엽

어제오늘 충격적인 것을 보았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한 번은 인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푸드트럭 사장님들이 자신의 푸드트럭을 판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큰 매출을 올리시고 있다는 건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한 사장님은 매주마다 열리는 시장에서 뵈었지만, 볼 때마다 한산해 보였다. 또 다른 사장님은 작년 말부터 눈에 띄게 소셜미디어 활동을 줄이셨다. 호주의 여름은 너무 덥기 때문에 음식장사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 두 분 모두 뜨거운 음식을 파시는 분들이기에 큰 고비가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장사를 접으실 줄은 몰랐다.


잠깐은 이렇게라도 버티고 있는 내가 대견했지만, 그 생각은 금방 사라졌다. 나도 한순간에 이 장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회할만한 순간들이 생각났다. 최근에 몇 군데서 나를 불러준 곳들이 있었는데, 나는 힘들다는 핑계로 응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완곡한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다. 지금은 정말 후회가 되는 순간이다.


그분들의 역량이 모자라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사람살이가 다 그렇다. 이렇게 늦은 밤 노트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운이 좋아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순간과 이 시간을 고맙게 생각한다. 누군가가 아닌 이런 상황에 감사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보기로 했다. 답장하지 않은 메일들을 다시 읽어보며, 지금이라도 장사가 가능한지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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