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버틴 30분, 장사는 자만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오늘은 주말 마켓이 아닌, 맥주 양조장에 갔다. (호주에서는 Brewery라고 하는데 한국말로는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집에서 차 타고 15분이면 도착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동네의 구석에 숨겨져 있지만, 가끔씩 사람들이 맥주 겸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바쁠 수도 있는 곳이다.
원래 같으면 자고 있는 짝꿍을 깨워서 11시에 출발해야 하지만, 그날은 왠지 혼자 가고 싶었다. 아니 혼자 가야 할 것만 같았다. 야간 근무를 하고 내 일까지 도와주는 짝꿍에게 한 시간이라도 더 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렇게 나는 혼자 짐을 싸서 장사를 하러 떠났다.
도착하니, 손님은 거의 없었다. 후다닥 셋업을 마친 후 장사를 개시했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방에서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혼자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주문지는 5개 이하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모든 주문지가 2개 이상의 음식들이었다.
왜 하필 그날따라 손님들이 나에게 질문도 많이 하고 말을 많이 거는지..
부랴부랴 짝꿍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했지만, 그래도 최소 30분은 혼자 버텨야 했다. 그렇게 긴 30분이 오랜만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짝꿍이 와주었고, (혹은 내가 잠시 시간 이동을 했을지도..) 바로 장사는 원활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한 손님이 화가 난 상태로 오셔서 자기 주문을 환불해 달라고 하신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감정적으로 이야기 하시진 않으셨지만,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주다 보니 조금씩 감정이 격해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얼른 환불을 하고 최대한 죄송한 표정과 말투로 미안하다고 했다. 괜히 나 때문에 손님의 하루 감정을 망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장사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준비를 잘해야 한다.
자만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다.
조금 손해가 나더라도, 손님에게는 손해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그 선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더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푸드트럭의 특성상, 많은 재료를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고 쉽사리 직원을 쓰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지난 매출도 항상 확인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은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
언젠가 나도 매장을 차리면, 이런 점은 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다른 수많은 문제가 나를 반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