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도 일하기 싫다.

by 이상엽

이 세상엔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이 너무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장사 준비다. 푸드트럭을 하면 시작 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식기, 음식들을 아이스 박스에 담아서 차에 싣고, 빠진 것들이 없나 체크도 꼼꼼히 해야 한다. 어떤 때는 무거운 발전기를 혼자 차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도착해서 장사 준비를 위해서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 혼자 하다 보면 실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안 할 수는 없다.

듬직한 직원이 있다면, 시킬 수야 있겠지만 내가 일의 90프로 이상을 다 하는 푸드트럭 장사는 그런 일이 없다.

사장이지만, 노예처럼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최대한 미루고 미루다 정말 이제는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 다가와야만 하는 나.. 마치 일어나기 싫어서 알람을 몇 개나 맞춰서 일어나는 나의 모습이다.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어쩌면 내가 장사에 익숙해진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익숙해졌다는 것은 적어도 두려움음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설사 돌발상황이 생겨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상태.. 실제로 지금은 웬만한 사고들은 다 해결가능할 정도다.

그렇다면 적어도 문제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나다. 나의 의지력과 행동력이다. 이것만 잘 통제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 것 같다.


최근에는 한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고 있다. 재료준비 하기가 정말 싫은 날이 있는데, 이때는 그냥 의자에서 일어나 재료가 있는 냉장고까지만 가자고 다짐하고 바로 행동한다. 그러면 몸은 자연스럽게 내가 필요한 재료들을 꺼내고 준비를 시작한다. 물론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래도 시작의 시작의 시작 행동을 통해서 재료준비를 시작하면 어찌 되었든 끝은 낼 수밖에 없게 된다. 최근까지는 꽤 도움이 되는 이 행동을 앞으로 더 다양한 곳에 적용해볼까 한다.


사장이 되면 무엇이든지 더 열심히 하는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난 아직 진정한 사장이 되려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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