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가벼운
나부랭이들의 첫 시작

프롤로그

by Sankim




음... 어떻게 시작하지.

이 글이 처음 브런치에 올리는 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온 몸과 머리, 양손 손가락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시작은 그럴듯한 말 혹은 매혹적인 말 아니면 유럽 철학가 니체니 아리스토텔레스니 마르크스니 유럽 대단한 양반이 이러쿵 저러쿵이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시작하고 싶지만 공대생한테 그럴 밑천이 있을 리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첫 시작인데 완전히 망했다. 에잇, ¡Hola Mundo!




첫 시작의 이 어색함을 떨쳐버리려면 역시나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야겠다. 역시 시작은 자기소개다. 먼저 현재 직업은 코이카 봉사단원이다. 지금 있는 곳은 콜롬비아로 한국에서 제일 먼 곳 중 하나로 파견 나왔다. 기계를 가르쳐준다는 대외적인 이유로 왔지만 실은 뼛속까지 놀 궁리로 와버렸다.


공대를 졸업하긴 했지만 별나게도 (어떠면 당연하게도) 역학, 논문, 계산, 수학, 프로그래밍 이런 것들을 싫어했다. 대신 글 쓰고 글 읽는 걸 좋아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잘 쓴다는 건 아니다. 초등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흔히 수여하는 '과학의 날 글쓰기 상' 같은 것도 받아본 적이 없다.


내 기억에 의하면 내 인생에서 받아본 상이라고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받은 '김치상'이 전부다. 김치를 잘 먹는다고 주셨는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학생들에게 상을 주기 위해 만들어낸 억지 상이었다. 그중에 단연 내 상이 가장 터무니없는 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님은 그 상이라도 좋으셨는지 '김치상'을 집에서 잘 보이는 곳에 액자로 걸어두셨다. 우리 집에 놀러 오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김치상'을 보는 영광을 누렸다.




아무튼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이 공대생 나부랭이는 코이카 2년간의 기록을 이렇게 남기려고 한다. (스포 주의:하지만 코로나로 나는...) 아마 이 글은 영양가라곤 하나도 없이 샤카린처럼 얄구진 글이 될 것이다. 혹시나 코이카에 대한 정보 혹은 국제 개발에 대한 관심으로 이 글을 클릭한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이 글은 정보 전달의 글이기보다는 끊임없는 나의 개그욕심으로 가득 찬 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를 위해 온갖 뻥과 구라, 선동과 날조를 서슴지 않고 사용할 예정이다.)


그냥 이 글이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 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전에 읽은 책에서 "독자가 있어야지 글쓰기 실력이 는다"라고 말을 보았다. 백번 맞는 말이다. 읽어주는 모든 사람이 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숙제하는 기분으로 매주 써볼 요량이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