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소품 같은 일상, 소품 같은 시
언니,
나도 잘 키워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이번에도 선인장은⋯
미안해요
살아본 적 없어서
살리는 데 소질이 없는 걸지도 몰라
미안해요
이상한 아이였어요, 그 선인장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이름도 희한한⋯
가시가 밖으로 자라야 하는데
걘 자꾸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그건 자살일까요
식물도 자살하면 지옥에 가나요
찌르지 못하면 찔려야만 하는
두 개 같은 하나의 길
덜 아픈 선택도 죄가 되나요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 선인장/다육 식물. 관목 같고, 높이 1.5m 가량이며, 가지가 난다.
잎은 새로 나는 것은 광택이 나는 초록색, 가장자리는 붉은색이며, 오래 된 것은 일찍 떨어진다.
꽃은 흰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