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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이 Apr 23. 2019

[시]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소품 같은 일상, 소품 같은 시





언니,

나도 잘 키워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이번에도 선인장은⋯


미안해요


살아본 적 없어서

살리는 데 소질이 없는 걸지도 몰라


미안해요


이상한 아이였어요, 그 선인장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이름도 희한한⋯


가시가 밖으로 자라야 하는데

걘 자꾸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그건 자살일까요

식물도 자살하면 지옥에 가나요


찌르지 못하면 찔려야만 하는

두 개 같은 하나의 길

덜 아픈 선택도 죄가 되나요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크라술라 포르툴라세아

 : 선인장/다육 식물. 관목 같고, 높이 1.5m 가량이며, 가지가 난다.

   잎은 새로 나는 것은 광택이 나는 초록색, 가장자리는 붉은색이며, 오래 된 것은 일찍 떨어진다.

   꽃은 흰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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