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이 몇 명 보이더군요. 며칠째 같은 얼굴을 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어릴 적 교복 하의를 줄여 입는 게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죠. 지역마다 나팔바지나 플레어 치마를 고집하기도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학생들이 같은 버스를 타다 보니, 매일같이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들이 버스를 타는데, 너무 치마를 줄여 입은 탓에 옆으로 비스듬히 올라타고 있는 겁니다. 버스 문턱이 유난히 높던 시절이라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죠. 순간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습니다.
“야, 꽃게냐? 치마 좀 적당히 줄여 입어!”
제 친동생도 바지를 잔뜩 줄여 입은 채 올라타느라 어정쩡했는데, 그때 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너는 바지 터지것다, 터지것어!”
그랬더니 여동생들이 얼굴을 붉히며 “아, 오빠! 쪽팔리게 그런 소리 좀 하지 마라니까!” 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때도 규정대로 입는 편이라, 왜들 그렇게까지 불편하게 줄여 입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 장면이 오늘 아침, 버스를 타는 여학생들 모습에서 그대로 겹쳐 보였던 겁니다. 순간 예전처럼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야, 꽃게냐?"
세월이 흘러도 별로 달라진 게 없더군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노친네’, 꼰대 기질이 남아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