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 팩터와 사일로 현상
대부분의 기업들은 본사가 있고 각 생산제품별 사업단위가 있어서 다시 부문 또는 본부로 나누어 운영된다. 본사는 사업단위처럼 이익을 만들어내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Cost Center로 남게 된다. 이러한 기준으로 사업단위를 나눈다면 이러한 Cost Center가 있을 것이고, 기타 사업부문 또는 본부는 Profit Center가 된다. Cost Center가 필요한 이유는 각 사업부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통의 Function조직을 두어서 투자 대비 가장 큰 효용을 이끌어내야 하는 기업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R&D센터, 본사 인원들, 공통 물류센터 등을 한 곳에서 운영하고 그 비용을 Profit Center에게 뿌려준다. Cost Center는 배부받은 공통비를 다시 결산시 제품별로 배부해주어 결론적으로는 Cost Center의 비용도 Profit Center의 제품들이 원가를 포함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이런 Cost Center의 비용들은 어떤 기준으로 Profit Center에 부담시킬까?
보통은 회사별로 정해진 기준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비용은 주로 사업계획을 세울 때 배부율을 정하게 되어 전년도 하반기에 이미 결정되어있는데, 회사에 따라 분기별, 월별로 이전 기간을 충분히 고려하여 배부율을 설정해준다. 주요 Factor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될 것이다. 이익을 많이 내서 공통비를 더욱 부담할 여력이 있는 부문은 더 많은 공통비를 가져가고, 신규사업을 운영하는 부문은 적게 배분하여 밸런싱을 해준다. 본사 인원들의 경우에는 거의 판관비일 것이고, 배부 이후 PL을 확인해보면 판관비가 본사 배부비만큼 늘어나 있을 것이다. 부문 간 필드에서 사용한 비용의 경우에는 MS를 확인해보면 제조경비가 배부 금액만큼 늘어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떠한 Factor에 의해 배부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기준을 정할 때 누가 어떻게 정해야 되는가의 문제가 있다. 만일 동일하게 100원씩을 버는 두 부문이 있더라도 A 부문이 지주사의 전략에 따라 신규사업을 개발하고 있고, 그 신규사업에 큰 연구개발비가 들어간다고 한다면, A사업부는 B사업부에 영업이익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평을 받지 않기 위해 배부비를 줄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신규사업으로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A, B사업부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두 사업부문이기 때문에 각각의 그들에게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배부비를 결정할 때가 되면 배부비를 덜 받고자 하는 부문별 근거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이것이 지금은 단순하게 배부비를 더 받느냐 덜 받느냐의 싸움이지만, 더 발전하게 되면 사일로 효과(Silo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사일로란 곡식을 담아놓는 긴 원통형의 곡물창고를 뜻한다. 사일로는 한 가지의 곡식만 담아놓고, 다른 종류의 곡식이 섞이지 않도록 각각의 창고는 연결되어있지 않고 분리되어있다. 사일로 효과는 이 사일로의 모양에서 착안한 효과인데, 하나의 회사에 속한 부문들/부서들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조직과는 섞이지 않은 채 내부이익만을 추구하여 회사 전체적 비효율을 가져오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면 기존에 잘 나가는 사업들이 신규사업에 너무 많은 비용을 배부시켜버려서 BEP 달성을 힘들게 한다던지, 한 부문에서 연구실적을 공유하지 않아서 타 부문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똑같은 연구를 다시 수행한다던지 등의 행태들이 모두 사일로 효과이다.
이를 가운데서 잘 조정하고 전사 효율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본사의 역할이기도 한데, 사업부문이 Profit Center로서 역할이 크게 강화된 현대의 대기업에서는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