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5.
관악산을 넘어 가다,
산중턱 학교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앉아 셋이서 술잔을 기울이다.
개인 하늘에는 잔구름이 바람의 흐름을 따라 흐르고 있고,
향기로운 술이 입안에 돌아오니- 과연 내가 이곳을 얼마나 그리워할까- 벌써부터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가파른 산길을 굴러 떨어질까 두려워하며 헐떡이며 올라온 땀에, 산모기가 신이나서 덤벼들었으나,
그래도 한가로운 산길, 세사람이 덩그러니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니, 참 어울리지 않더라도 꽤 운치가 있구나.
빈속에 꼬냑 두어잔은, 두둥실- 구름위에 떠있는 기분으로 마저 등반할 수 있게 해준 것이었으니,
여섯살박이 꼬마아이처럼 손을 흔들며 걸어도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다.
참 어울리지 않는 세명이었으나-
그래도 그 가운데 참 어울리는 시간들이 있었으니, 하하, 그것이 인생중에 늘 있는 일이겠거니 싶더구나.
仁者樂山 智者樂水
누군가 낡은 표지판 아래 적어놓은 자그만 여덟자가, 취중에 계속 맴돌다.
누군가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산을 좋아하세요, 바다를 좋아하세요..?
다시금 또 흔들리는 일상에 돌아왔다고 하여도,
관악산을 넘어 함께한 시간들은, 굳이 부인하지 않고,
관악에서 보낸 10년 중 소중했던 시간의 한쪽에 넣어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