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별하기
아버지가 허무하게 가시고는
늘 "킬낄" 밖에 없던 우리 집은 무쇠가 짓눌러 버렸다.
먹고살아야 하니
어린 새끼들을 키워야 하니...
아버지를 묻고 일주일 만에 엄니는 가게문을 열었다.
일 년 중에 단 나흘을 쉬었다
구정 이틀. 추석 이틀.
그리고 라면 500원도 배달했고 아침부터 밤 12시가 넘어까지 주방이고 홀까지 일하셨다.
그 정신없던 시간에 나의 청소년기, 대학도 사라졌다.
늘 엄하고 무섭던 살갑지 않던 아버지가
그렇게 가신 순간에도 나는 죄송스럽게도
이제 "혼나지 않겠구나" 생각했었다.
아버지는 기억에 남을 추억도 없을 줄 알았다
내 기억과 삶의 처음이었던 그도 사실 그랬다.
가기 전까지는.
그가 가도 눈물도. 나지 않을 줄 알았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했다
맞기도 하고 맞지 않기도 하다
아픔은 사라졌다. 그리고 날카로운 슬픔도 가셨다.
그리고 묵직한 아픔이 남았다.
뚱뚱한 고통이 짓누른다.
매일 묵직하게 짓누르는 고통이 와도 삶이 남았다
시간이. 해결하는 건 시간뿐이다
오직. 그냥 시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