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두 달 살기 6
- 태안에서 서울로, 뿔종다리를 찾아서
by
서서희
Oct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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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에서 서울로, 뿔종다리를 찾아서
- 뿔종다리, 종다리, 힝둥새, 붉은왜가리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서산 천수만에서 새를 찾다가
흙바람은 불고
새는 안 보이고
자동차 바퀴에 못이 박혀 차는 펑크 나고
바퀴를 빼서 고치기를 한참
이제 그만 돌아가야겠다 생각 중인데
서울 대장동에 뿔종다리가 14년 만에 나타났다고
뿔종다리는 2008년 자료를 끝으로 자료가 없고
서산 대섬(죽도)에서 번식을 한 것 같다고
그러면서 한반도를 지나는 다녔다는 풍문만 들은
아주 귀한 새라고 한다
이미 오후 2시가 넘어
지금 가도 새를 만나기는 어려워
내일 새벽에 가자고 했다
하지만 새벽 5시에 떠나자니
고요히 잠든 이웃 분들
컹컹 개가 짖는 소리에 다 깨울까 두려워
차라리 밤에 움직이자고,
10시 넘어 서울에 도착했다
새벽 6시 대장동으로 출발
해 뜨는 시각에 맞춰 대장동에 도착했는데
물 흐르는 곳에는 조경하시는 분들이
갈대를 심는 아침 작업을 준비 중이고
새는 아직 보이지 않아
일찍 오신 진사님들 팀을 나눠 새를 찾기 시작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물을 건너 콘크리트 길을 뒤졌다
날이 추워 남편에게 커피를 건네며
남편이 살핀 길을 나도 다시 살피는데
눈앞 시멘트 길에 웬 새가?
'여기 새요
! 빨리 와요!!!'
남편도 부르고 사람들도 불렀다
그래도 새를 빨리 찾았기에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뿔종다리는 여기서 날아 저리로 갔다가
먹이를 먹다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기도 하다가
한 번씩 자리를 옮기더니
이번엔 멀리 상류 쪽으로 날아간다
아무리 쳐다봐도 간 곳을 찾을 수 없어
그 시간이 8시 전후
많은 사람들이 흩어져서 사방을 뒤졌지만
그 후로 뿔종다리는 보지 못했다
뒤늦게 나타난 많은 진사님들
아쉬운 마음, 못 찍은 안타까움
조금 더 일찍 올 걸 하는 후회
많은 사람들이 8시 이후부터 오후 두세 시까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새를 찾으면서 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러다 결국 지쳐 돌아갔다
모두의 생각은 반반
내일 아침에는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반
이런 새들은 금방 자리를 뜨기에 이미 멀리 갔을 거라는 판단 반
과연 내일 뿔종다리를 만날 수 있을까?
(이 글은 10월 18일 뿔종다리를 만난 내용이고, 10월 19일 현재 뿔종다리를 만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뿔종다리가 시멘트 바닥에...
시멘트 바닥에서 풀 쪽으로...
바닥에서 뭔가 먹이를 찾아 입에 물고...
돌아올 무렵 만난 붉은왜가리 날샷
멀리 있는 힝둥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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