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을 하면서
자꾸만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
내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해,
내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혹은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그래서 대화는 어느새
조용한 경주가 된다.
누가 더 정확한지,
누가 더 논리적인지,
누가 더 옳은지.
우리는 이기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결국 마음 한편에는
‘내가 틀린 사람은 아니길’ 바라는 조급함이 숨어 있다.
그 조급함이
목소리를 조금 더 높이게 하고,
말을 조금 더 빠르게 만들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관계는
속도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순간에는
굳이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상대의 말을 다 고치려 하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을 완벽히 설명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래, 네 말이 그렇구나.”
그 한 문장이
열 문장보다 깊게 남을 때가 있다.
우리는 오해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더 많이 말한다.
혹시라도 내가 차갑게 보일까 봐,
무심해 보일까 봐,
관심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지만 마음은
말의 양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가끔은
잠시 멈추는 것이
가장 따뜻한 태도일 때가 있다.
상대가 말을 마친 뒤
바로 답하지 않고
한 번 숨을 고르는 순간.
그 짧은 침묵 속에는
‘나는 너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모든 말을 다 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 있다.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달려가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가까운 사이.
말을 줄였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또렷해지는 경험.
우리는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대화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것이라는 걸.
지금 당신의 대화는
혹시 너무 빠르지는 않은가.
누군가를 이해시키려 애쓰느라
정작 그 사람의 숨결은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서로를 향해 달려가지 않아도 되는 순간.
그때 우리는
조금 덜 상처받고,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가까워진다.
말을 멈추는 용기.
그 작은 용기가
관계를 오래 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