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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될 원철이 Jan 16. 2016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 알지 않을까"

우연찮게, 그리고 무모하게.

  "형님 전 글씨 쓰기 연습 좀 하려고요. "

한해를 맞아 같이 밥 먹고 있는 현진이가 오물오물 밥을 먹다 말고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아 진짜? 그래 넌 해야 돼 그게 어디 낙서하는 것도 아니고 임마. "

  "형은 말이야.. "

마저 먹던 음식을 다 삼키고 숟가락을 내려놓고서야 본격적인 우리들의 수다는 시작되었다. 한태 모여 그날 하룻밤을 이야기하듯 제법 흥미진진하게.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렇게 시작된 병신년을 맞이한 병신놈 두 명의 올해 다짐이 말이다.


'선 보고 후 조치'


어느 때와 다르게 오늘은 고객의 발길이 닿질 않는다. 소파에 앉아만 있자 하니 엉덩이에 쥐가 날것만 갖고 그렇다고 늘어놓은 업무를 하자니 이미 너덜너덜 나른 해져간 정신 탓인지 이 몸뚱이는 움직여질 생각 조차 못하고

조용하다 못해 매장엔 냉기가 돈다. 쭈뼛쭈뼛 그렇게 한구석에 앉아 핸드폰만 들여다봤다.


한동안 즐겨 보는 것 중 하나인 채널 커뮤니티에 푹 빠져 있었다. 뉴스 유머 패션 등 뭐 그런 것들.. 피식할 법한 소소한 가십거리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 심심할 적엔 종종 찾곤 했던 공간이었다. 그렇게 무심코 꺼리들을 찾아 여기저기 클릭하고 닫길 반복. 우연치 않게 브런치에 작성된 티거 작가님의 퇴사에 관한 견해와 삶을 녹여낸 글을 볼 수 있었다.

'아.. 퇴사라... 근사하다.. 왠지 이 사람 멋있어 보여...'

그렇게 다가와 첫 대면했던 작가들의 공간, 브런치였다.

음.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출처- 서울부터 해남까지 577km 국토대장정 <577 프로젝트>

-

사람은 살다 보면 수 많은 시도와 과정 속에 인내와 희생 심지어 인생을 느끼며 한 단계 성장한다.

그 도전 중엔 히말라야 16좌에 등반을 하며 자신의 의지와  많은 감동을 보여주신 엄홍길 선생님처럼, 말 한마디가 화근이 되어 국토대장정길에 소매를 걷어 부친 하정우 씨 같은 <577 프로젝트> 우리는 갸우뚱할 법만 도전들을 보며 희로애락을 느끼고 때론 대리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도전자들을 보고 따라 하고 배우며 너도 나도 그렇게 우린 점차 의식할세 없이 조금씩 배워간다. 남이 그랬으니 나도 해볼까? 까짓 거.


그런 것 같다. 누군가 이뤘던 업적을 보며 미리 지레 겁먹기 보단, 조금씩 널널이 한걸음 나아가는 것.
무작정 안돼라기 보단 도전에 앞서 못해라고 말하는 머리말 이전에 때를 알고 먼저 '쿵쾅' 발동되는 심장처럼 작은 것 하나 그렇게 열망 하나가 우릴 성장시키는 거.


-

그렇게 나도 반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다시 새로운 것을 맞이했고 우연하게 접한 브런치.

작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내 모습 자체가 내겐 도전이고 의미로 다가온다. 그럴싸한 멋진 도전 보단 작은 것 하나부터, 그렇게 한발 한발.

현진이 처럼 밥 먹다 말고 말한 글씨 이쁘게 쓰기 도전이 언뜻 보기에 작아 보일 법 하지만, 스스로 담은 올해 목표 이듯 그 어떤 도전과 결심은 무심해선 안될 거라고 말이다.


  "야 현진아 그래서 너 글씨 쓰는 거 하고 있냐? "

  "아니요 형님 하다가 그만뒀어요 초딩도 아니고 나참.  "


  ...'

설령 결심했던 그 무언가에 실행이 고작 작심삼일이라고 할지라도 뭐 어떨까. 실행으로 옮겨 보았다는 행동만으로도 가치는 존재한다. 시도해보지 않은 그 무엇 보단 훨씬 나으니까, 그러니 지나치게 높은 목표보단 가벼운 시도부터 그렇게 한 발짝.

앞으로도 더 크고 더 험난한 도전이 있을 테고

그때마다 우린 반갑다 맞이하며 언제든 이겨내면 될 터이고 혹여라도 훌훌 털어 버리면 그만 인 것이다. 쿨하게.


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 일어나 맞서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 중에 있다. 책과 글을 멀리 했던 소싯적이었지만 이젠 나도 좀 근사해 보이는걸 해볼까 하고.


'선 조치 후 보고'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20,30대 평범한 내 이야기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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