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연하장

by 쏴재

엄마


글 쓴다고 이리저리 끄적이다 보니 그 내용들은 관심에 관한 것이었고 그 관심의 태생은 엄마야. 엄마는 내 엄마가 됐을 때 나이가 고작 지금 내 나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소녀였겠지. 그런데 어떻게 엄마가 되는 그렇게 좋은 생각을 했대? 나는 이 나이가 먹도록 그런 좋은 결정을 하면서 살아본 적이 없는 거 같아


평생 맞벌이하시느라 바쁜 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엄마가 항상 가까이 있어서 좋았어. 초등학교 때 형과 싸우고 울고불고 때를 쓰고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빨간 유선전화기를 들어서 엄마에게 전활 걸었지.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위로가 됐었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가기 실었던 거, 고향 포항이 좋았던 거, 서울 학교 식당이 밥 맛이 없었던 거, 터미널에 가면 마음이 복잡했던 거 모두 다 엄마랑 더 있고 싶어서 그랬던 거 같아


아직도 난 엄마에게 받기만 하고 어떻게 나누고 줘야 할지 모르는 아들인데 엄마는 어떻게 엄마를 한데? 어려웠던 해외생활과 지독한 시간을 겪고 나서 포항에 돌아와 산책을 했을 때 엄마는 그랬어

"다 괜찮아, 너만 행복하면 돼, 그렇게 살면 돼"

눈물이 나서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 모습을 감췄지 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그런데 이제 나도 이제 엄마처럼 누군가의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엄마가 날 사랑으로 키워준 것처럼, 나도 그렇게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되고 싶어. 항암치료도 잘 이겨내고 건강해진 엄마를 보니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

앞으로도 엄마랑 더 자주 보고 살고 싶어.


엄마, 내년에도 더 소소하고 큰 행복을 느끼면서 지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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