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화

이해와 표현의 심리학

by 쏴재

갈등의 근원: 오해와 인식의 차이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분노의 많은 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과 말의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게 됩니다. 타인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모든 이유를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매우 피상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때로는 이기적으로 행동합니다. 만약 상대방의 입장과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느끼는 갈등과 분노는 '아 사람은 충분히 저렇게 생각할 수 있어'로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고, 많은 중요한 맥락이 간과됩니다. 화가 난 상대방은 나의 생각을 전혀 모르고, 누가 봐도 비합리적으로 보인다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상대방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단지 그 상황에 대한 민감도나 감정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나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눈에 까시가 박힌듯한 느낌이 들어도 상대방에게는 그 정도가 발가락 정도밖에 되지 않을 일로 느껴질 수도 있게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상호 이해의 첫걸음입니다.


화를 표현하는 방법: 호기심과 유예의 중요성

분노를 느낄 때,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우리의 판단은 순식간에 이루어지지만, 그 판단에 따른 행동과 말은 잠시 유예하고 상대방의 숨겨진 의도를 탐색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관계를 더 깊고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모든 관계에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 관계에 기꺼이 투자할 의향이 있다면, 이러한 노력은 분명히 가치가 있습니다.


감정 표현의 본질과 현실적 기대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상대방과 공유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러한 표현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기대는 현실적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감정 표현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반응을 얻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처리하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특별한 어려움

가족이나 매우 가까운 관계에서는 앞서 말한 유예와 호기심의 자세를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유년기 시절 형성된 가족 간의 대화 방식과 관계 패턴은 깊이 뿌리내려 변화시키기 어렵습니다.

- 익숙함의 함정: 가까운 사람을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쉬움

- 동일시 경향: 자신과 상대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함

- 높은 기대치: 가까울수록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그에 따른 실망과 결핍감도 커짐

- 존중과 배려의 부재: 친밀함이 때로는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간과하게 만듦

친밀한 관계에서도 타인에 대한 정보는 언제나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속적인 호기심과 존중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세심한 배려와 존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오해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자신의 감정에 압도되기보다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입장을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표현은 상대방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관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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