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하지만, 누구나 간과하는...
남부 아프리카에 수백마리에서 수천마리 이상 무리 지어 사는 ‘스프링 벅’이라는 초식 동물이 어느 날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시속 94km나 되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치타’조차 쉽게 잡지 못하는 이들의 떼죽음에 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은 원인을 밝히던 중 그들의 습성에서 단서를 발견한다.
스프링 벅은 평소 초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먹으며 살아가지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앞선 녀석들이 먼저 풀을 먹고 비교적 뒤쪽에 있던 녀석들은 먹을 것이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뒤쪽 녀석들은 앞지르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렇게 한 마리, 두 마리씩 풀을 먹는 것조차 잊은 채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한다. 결국 모든 스프링 벅은 목적을 상실한 채 사력을 다해 달리기만 하다가 강이나 절벽을 만나는데, 빠른 발로 달려온 속도를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 집단 떼죽음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고 답답한 사례이면서 한편으론 삶의 중요한 목적을 잊은 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마저 느껴진다.
목적은 동기로써 왜(why) 하고자 하는지, 이유에 해당한다. 스프링 벅의 목적은 생존이었고, 풀을 먹는 것은 목표였던 셈이다. 생존을 위한 방법은 분명 경쟁적으로 앞에 서기 위해 달리는 것 말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목적은 잊은 채 목표에만 집착하다보니 재앙과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목적이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방향에 해당한다면 목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할 무엇(what)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과 목표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전시회를 참가할 때도 목적을 정립하는 것은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어디쯤에 속해 있고 다음단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본 후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발견하기 위한 목적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목적이 정확해지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전시회에 대한 범위가 좁혀진다. 전시회의 성격은 어떤 참관객이, 어떠한 목적으로 방문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목적을 정립한 이후 그에 맞는 가장 적합한 전시회를 선정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전시 참가, 돈 버는 것 말고 다른 목적이 있나?’
모든 기업은 매출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전시회를 비롯한 모든 마케팅 활동은 궁극적으로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때 간과하게 되는 것이 고객의 목적이다. 기업의 목적만큼 고객들의 목적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윤 추구만이 목적이 되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행동은 고객이 원치 않는 쪽으로 이어져 자칫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전시회를 돌아보면 판매에만 혈안이 되어 구매를 부추기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종용하는 상황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은 전시회 참가를 연간 마케팅 계획의 필수요소로 인식하고 특별 팀을 구축해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사활을 건다. 이와 반대로 무계획한 참가 기업은 전시회를 도박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플랫폼도 매출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각기 다른 마케팅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최대치의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은 개별 기업의 전략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전시회 또한 기업 마케팅 채널의 일부이며, 뚜렷한 목적을 가진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마주한다는 독특한 차별성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더욱 많은 기회가 보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