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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현식 Sep 22. 2017

모든 것의 본질은 사람이다.

전시회, 본질을 마주하는 장소.

"아침 알람 소리에 정신을 차리면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는다. 

이윽고 눈을 떠 SNS도 확인하고, 인터넷에 올라온 실시간 검색어와 흥미로운 기사를 접한다. 

기사를 보려고 클릭을 한 순간 수많은 광고가 글을 가려 짜증이 난다. 

덕지덕지 붙은 광고를 잘못 눌러 원치 않는 페이지로 넘어간다.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거실에 나와 TV를 켠다. 마침 평소 즐겨보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 된다. 

신나게 보던 중 뜬금없이 광고가 나온다. 

조금 참으면 다시 나오겠지 하고 기다려보지만 예상보다 광고가 길어진다. 

아침부터 광고 때문에 짜증이 난 상태로 출근을 하니 오늘따라 주변에 광고만 보인다. 

버스를 기다릴 때도, 버스 안 TV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수많은 광고가 계속 나를 따라다니는 것 만 같다."


흔히 현대사회를 광고의 홍수시대라고 표현한다그만큼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하루에 많게는 수천 개의 광고를 접하며 살고 있다기업은 공중파인 TV, 라디오는 물론 신문과 잡지인터넷, SNS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원하여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애를 쓰지만 난무하는 광고의 틈바구니에서 바쁜 현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란 더욱 쉽지 않아졌다


분명 과거 모든 것이 부족한 시대의 고객들은 기업의 마케팅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기업은 고객을 공략하고자 하는 목표로 간주했고결과적으로 진정성 있는 가치보다 어떻게 고객을 현혹시킬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이 고객의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했고 모바일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 덕분에 고객은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얻을 수 있는 능동적인 주체로 변화하게 되었다.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은 스마트폰의 확산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이 분명하다기업의 마케팅도 변화한 환경에 맞춰 항상 선구자와 대세가 존재하고그것을 쫓는 기업들이 모여 유행을 만든다어느 순간부턴 뒤처지면 밀려날 것 같은 불안감으로 인해 시류를 쫓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다경쟁적으로 불필요한 전략을 만들고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바람직하지 않은 해결책에 집착을 하게 된다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무언가를 사는 방식은 변했다그러나 왜 사는지는 변하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행동방식에는 변화를 주었지만 사람의 본성을 변화시키진 않았다우리는 우리의 조상들과 여전히 동일한 몸과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으며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스스로에게 기쁨과 만족을 주고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와 욕망을 충족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다시 말해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이고그 때 생기는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남자 여자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같다는 의미이다결국 모든 기업의 성패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욕망을 인식 시켜주고 소비라는 솔루션을 통해 행복과 해결책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마이클 르뵈프(Michael LeBoeuf) 교수의 새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삼는 법(How to win customers and keep them for life)이라는 책에 사람의 감정을 이해되기 쉽게 소개된 단락이 있다.

   

내게 옷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멋진 외모와 스타일매력을 파세요

   

내게 보험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마음의 평화가족과 나 자신을 위한 든든한 미래를 파세요

   

내게 집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편안함과 만족감훌륭한 투자가치소유의 자부심을 파세요

   

내게 책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즐거운 시간과 지식이 주는 혜택을 파세요

   

내게 장난감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우리 아이들에게 줄 행복한 순간을 파세요

   

내게 비행기티켓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제 시간에 빠르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다는 약속을 파세요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좋은 느낌일상의 행복을 파세요

제발 내게 물건’ 자체를 팔려고 하지 마세요



삶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세상 모든 것이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며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사람의 감정과 구매결정 방식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이를 증명하듯 항상 존재하는 것에서 또 다른 불편함을 찾고 그것을 해결 해준 비즈니스에 사람들은 열광하게 된다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높아졌고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많아졌다변화된 환경이 변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정직하고 진실 되게 마주해야 하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드는 듯하다최근 사회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사람의 행동에 대한 인과관계를 찾고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는 없다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고존중하고이해하지 않은 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은 지속성 없이 제멋대로 흘러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앞으로는 더더욱 사람의 불고기(불편하고고통스럽고귀찮은 것)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눈높이와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만난 고객은 기꺼이 자신의 SNS에 컨텐츠를 올리고 공유하고 추천하며 자발적으로 확대·재생산한다이제 마케팅의 성과는 기술을 통해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닌 기술을 쓸 필요가 없는 공짜 영업사원을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관건인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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