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는 때리기 위한 용도가 아닙니다.

칼은 베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by 시혼

검도를 배울 때, 관원들은 죽도나 목검으로 수련을 합니다. 초심자 분들이 발 동작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죽도를 들고 검도의 공격 동작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죽도로 공격 동작을 익힐 때, 칼의 사용 방식을 다르게 인식하고 수련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격자 부위(머리, 손목, 허리)를 베는 목적으로 수련을 진행해야 하는데 죽도로 격자 부위를 정확하게 맞춰서 때린다는 느낌으로 수련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분들께 저는 늘 수련할 때 이 죽도가 눈앞의 상대방을 벤다는 목적으로 칼을 더 크게 그려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것은 날이 서있는 칼이 아닌 대나무로 엮은 죽도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변경하여 수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초심자분들이 대련을 할 때도 실제로 보는 건 장비를 착용한 관원들이 죽도를 통해 눈앞의 상대방을 가격하는 모습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죽도로 수련할 때, 벤다라는 동작보다 때린다라는 동작이 무의식 중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Shinai.png 죽도를 때리기 위한 목적으로만 써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 근본을 알아야 효과적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듯이 검도에서의 칼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베는 목적임을 명확하게 알고 수련을 진행해야 합니다. 목적을 명확하게 알아야 칼을 잡는 방법과 칼을 운용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때리는 목적으로 무언가를 소지하고 휘두를 때, 가격해야 하는 곳에 최대의 힘을 싣게 됩니다. 그래서 격자 부위인 머리, 손목, 허리의 정확한 위치를 향해 소지하고 있는 장비를 뻗게 되고 그 이상의 동작을 취하려 하지 않습니다.

베는 목적은 다릅니다. 베는 것은 때리는 것보다 더 긴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목표물 자체를 베어내야 하기 때문에 힘도 더 필요합니다. 만약 그 힘이 타점에 머무르게 된다면 칼은 목표를 베어내는 것이 아닌 그 자리에 멈춰져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베는 목적에서의 장비 운용법은 매우 다릅니다.


베는 방법은 일반적은 격자의 방식과 파지법도 다릅니다. 때리기 위한 파지법은 장비를 꽉 잡고 휘둘러야 하다 보니 장비와 팔이 거의 90도에 가까울 정도로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베기 위해서는 칼의 힘을 몸을 통해 더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의 스냅을 통해 힘이 바깥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죽도의 끝을 잡고 있는 왼손이 죽도의 끝 부분을 감아쥐는 형태가 됩니다. 그 형태로 칼을 던지며 몸을 같이 움직이면 칼은 큰 원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원을 그리며 전달되는 힘을 몸으로 지탱하게 되므로 무게중심도 몸의 중심인 허리에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목적에 맞게 수련을 하게 되면 몸 전체에는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게 되지만 바른 칼을 사용하는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요점은 이렇습니다. 모든 일이나 도구는 그 목적에 맞는 동작이 있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목적에 맞게 잘 운용해야 합니다. 잘못된 형태로 사용하다 보면 올바른 결과를 얻기까지의 시간이 꽤 오래 걸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당장 내가 편한 형태를 쓰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내가 편해서겠지만 바로 눈앞의 것이 아닌 더 큰 목적을 이해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내가 얻고자 하는 결과를 더 빨리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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