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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혼 Aug 16. 2024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

나이와는 상관없습니다. 

어렸을 때, 꼰대라는 단어는 우리와 사고방식이 다른 어른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은어로서 사용되는 말이었지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에 아이들은 재미를 느꼈고 그 단어를 쓸 때, 어른들에게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어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대학교라는 곳을 가게 되었을 때, 복학생이라는 부류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학생이지만 우리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느낌. 나이 차이와 함께 생각의 차이가 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부류를 우리는 복학생이라고만 불렀습니다. 

졸업을 한 뒤에는 직장에서 직장 상사라고 일컫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곳을 먼저 경험하고 나에게 그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서로 간의 관계를 맺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자신이 과거에 행했던 방식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꼰대라고 표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내가 어느덧 그때 그 사람들의 나이와 연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내가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정말 꼰대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꼭 꼰대가 아니어야 될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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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꼰대라는 표현은 '자신의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현상을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빗대어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나 때는 말이야"와 같은 무용담을 늘어놓기를 원합니다. 

물론 과거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보게 되는 수많은 연사들을 보면 전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말을 하는 방법과 말을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나의 말을 원하는 때에 말을 해야 적절한 대화가 될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을 때의 말은 일방적인 전달일 뿐이고 이는 상대를 배려한 형태도 아닙니다. 자신만을 생각한 형태의 말일 뿐입니다.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이야기하는 것들이 자신의 경험으로 인한 배운 것들이라면 듣는 이는 이를 간접 경험 삼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무용담 형태라면 말을 한다면 듣는 이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말을 듣게 될 뿐입니다. 결국 이 또한 자신만을 위한 말하기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는 이유는 노화에 따른 인지학습 능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더 알아가고 학습하는 일에는 에너지가 쓰이다 보니 인체는 이 에너지의 소비를 효율화하고자 하고 노화가 될수록 소비되는 에너지는 더 크게 되니 이를 아끼고자 뇌는 과거의 경험만을 사용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혹은 나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라는 상황을 쉽게 이해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꼰대라고 일컫는 분들은 새로움을 더 알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경향이 노화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의 속칭 '젊은 꼰대'라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학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자신 외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도 우리는 꼰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결국 꼰대는 남을 이해할 능력이 부족한 분들을 일컫는 용어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꼰대는 더 많은 것을 알아가기를 포기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상황으로만 일을 해석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래서 간혹 보이는 꼰대의 사례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꼰대의 의견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다른 쪽이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하는 나의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아닌 내가 꼰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꼰대가 되지 않고 싶다면 남을 더 많이 이해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더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이 배우고 학습하며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성형 AI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나의 탐색 비용이 저하되었다고 나의 학습 능력과 판단 능력도 이와 비례하여 낮아져서는 안 됩니다.


저는 꼰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여러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사람들을 알아가야 하며 내가 아는 것 외의 다른 경우의 일들도 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한쪽에 치우친 편협한 생각을 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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