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효자라네

돈이 있어야 자식도 내자식이니...

by 그나마 다행



살다 보면 말로 포장을 잘 하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지금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하지만 살아보니
살아간다는 건 결국, 죽으러 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 끝에 빛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때로는 그저 희망이라는 이름의 포장일 뿐일지도 모른다.


며칠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또렷하게 보였다.
병실 옆 침대엔 칠순이 넘은 어르신이 혼자 누워 계셨다.
면회는커녕 전화 한 통 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밤엔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이불을 끌어당기며 조용히 우셨다.


그 어르신은 퇴원할 때 작은 카드 한 장을 꺼내
요양보호사 손에 건네며 말했다.
“내가 그래도 돈은 있으니까.”


그 순간 머릿속에 쿵 하고 내려앉는 말.
돈이 효자라네.


가족보다 먼저 달려오는 건 카드 결제 문자였고,
안부보다 빠른 건 병원비 계산서였다.
그나마 누군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분에게 ‘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언젠가 혼자 병원에 누워 있게 될까.
그때 누군가 곁에 있어줄까.
아니면 나도 그렇게 말하게 될까.


“그래도… 나는 돈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 말이 위로처럼 들리면서도
어쩐지 슬픈 주문 같았다.


나는 아직 식탁을 차리고 있고,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때때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 어르신의 말이 맴돈다.


이왕이면 사랑이 효자였으면 좋겠고,
말 한마디가 안부였으면 좋겠고,
그래도 그 말들을 꺼낼 수 있는 오늘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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