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두 분
다른 세상
어디쯤에 계시나요
편히 보내 드려야 편히 가신다니···
슬프지 않아요
다만 앞섶에 떨어진 봉숭아 꽃물처럼 문득문득 묻어나요
올해도 7월이 돌아왔습니다
연향 가득 이글이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벌어진 연꽃 봉우리가 뿜어내는 수두룩한 고뇌
백중을 맞아 눈이 부시도록
하얀 영가 등을 내걸고
극락왕생을 빌었습니다
한 점의 티끌도 묻지 않은 순백의 이파리에
당신의 체취 같은 슬피 운 바람이 스쳐
하얀 등을 흔들어 댑니다
절마당 가득 줄지어 드리워진 짙은 연꽃등 그림자
선명한 등 그림자를 등에 진 사람들이 절 마당을 무던히 오고 갑니다
시간은 저절로 흘러
멀리서 어스름이 모이면
한여름 태양이 그림자를 지워가며 서산을 넘어가는데
붉은 꽃잎처럼 타오르는 붉은 노을이 실실이 풀어져
떠난 사람의 흐려지지 않는 기억을 안고
산등성을 조용히 조용히 강물처럼 흐릅니다*
- 레테는 그리스 신화 속의 망각의 여신 이자
망각의 강이라고 불린다.
망자가 하데스가 지배하는 명계로 가면서
건너야 하는 다섯 개의 강 중 하나이다.
망자는 명계로 가면서 레테의 강물을 한 모금씩 마시게 되는데,
강물을 마신 망자는 과거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전생의 번뇌를 잊게 되지만, 사랑의 추억과 원한은 잘 잊지 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