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시원한 빗줄기를 봤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폭우와의 대화를 꽃대에 새겨 온몸으로 밀어 올렸다. 뙤약볕에 몽우리가 조용히 열린다. 나를 보는 사람마다 넋 놓고 불멍을 때린다.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넓은 이파리에 담아내니 색성향미촉법도 없다.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다.
세상사 점점 쉬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기도 허다. 이 미묘한 접점. 7월은 이런 순간을 소중하게 음미하는 시간. 나를 보고 쉬어가려무나. *
연꽃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ㅡ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좁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