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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쌀 Jul 02. 2022

연꽃

오래간만에 시원한 빗줄기를 봤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폭우와의 대화를 꽃대에 새겨 온몸으로 밀어 올렸다. 뙤약볕에 몽우리가 조용히 열린다. 나를 보는 사람마다 넋 놓고 불멍을 때린다.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넓은 이파리에 담아내니 색성향미촉법도 없다.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다.


 세상사 점점 쉬워지는  같기도 하고 점점 어려워지는  같기도 허다.  미묘한 접점. 7월은 이런 순간을 소중하게 음미하는 시간. 나를 보고 쉬어가려무나. *



 

연꽃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ㅡ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좁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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