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by 리시안


비가 내린다

회색빛 도시는 분홍 꽃잎으로 호사를 누리고

사람들은 더이상 뛰지 않는다

하늘비는 천천히 걸으라고 내리나 보다

다 괜찮으니 뛰지 말라고

나의 숨찬 발걸음 앞에도

한잎 두잎 꽃잎을 떨어뜨려준다


비가 내린다

정류장의 연인은 입맞춤으로 이별을 하고

연인들의 시간은 회전을 한다

한 손에 케이크를 든 가장은

걸어도 빨라지지 않는 걸음을 재촉하고

나는 따뜻한 옥수수 한 봉지 가슴에 안고

꽃잎 둥둥 떠 있는 빗길을 지나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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