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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톤엠 Jun 09. 2023

4. 출마예정자 수행원2

활동의 시작

본격적인 외삼촌, 아니 다시말하자면 출마예정자의 수행원으로 활동이 시작되는 아침,


외국계 패션회사에서 나름 적지 않는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느닷없이 출마를 선언한 외삼촌의 전화를 받고 일주일의 고심 끝에 사직서를 내자마자 이곳에 오기는 왔지만, 난데없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이 상황이 조금은 어색하고 생뚱맞았다.


남들처럼 무엇을 바라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어릴 적에 잠시지만 한집에서 살았고 평소 외삼촌들 중에서도 가장 가깝게 왕래하며 살면서 어려운 일들이 생기면 가장 먼저 도와주셨던 분이면서 거기다 어머니의 동생이기에 하기에 도움을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설령 당선이 된다 하여도 당시엔 내가 어떤 도움을 받을만한 그릇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비꼬는 것은 아니지만, 시의원의 위치에서 도움을 준다 한들 과연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었다. 이곳에서 사업체를 운영한다거나 지역사회·정치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오로지 가족의 당선이 기쁨, 그게 다였다. 반대로 낙선한다면 다시 회사로 돌아갈 자신도 없었고 낙선자보다는 덜하겠지만, 내상 제대로 맞고 회복기를 가져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예비후보 등록 전까진 외삼촌이 운영하는 회사로 매일 아침 출근하기로 한다.

특별히 맡은 업무는 없었다. 그냥 운전이 시작과 끝이었다.


회사 소일거리 정도를 돕다가 시간을 보내고 오후가 되면 본격적인 수행원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주 업무는 외삼촌의 모임에 동행하는 것, 운전만 해주면 되는 일 같아 상당히 간단해 보였다. 그러나 그 모임자리는 상당히 많았다.


적게는 3~4곳 많게는 10곳, 왜 외삼촌에게 수행원이 필요한지 그제야 알았다. 저녁 모임 자리는 술잔이 오가기 마련이다. 친목성 자리들이 주로인지라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한두 잔의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곧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외삼촌의 입장으로서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


적게는 3~4곳 많게는 10곳, 

왜 외삼촌에게 수행원이 필요한지 그제야 알았다. 저녁 모임 자리는 술잔이 오가기 마련이다. 친목성 자리들이 주로인지라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한두 잔의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곧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외삼촌의 입장으로서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


그동안은 첫 번째 모임 자리에서 두 번째 모임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선 대리운전 또는 택시를 이용하며 다녔으나 모임 자리가 점점 많아질수록 대리기사를 기다리는 시간과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하는 시간으로 인하여 적재적소에 도착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보통 저녁 모임 자리 시간은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시작되기 마련이다.


첫 번째 자리에서 너무 지체하게 되면 두 번째, 세 번째 모임 자리 참석에는 그만큼 시간이 지체되어 지각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다 보면 두 번째, 세 번째 모임 자리의 참석자들로 하여금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느지막이 나타나 형식적으로 인사만 하는 모습이 그저 정치활동처럼 형식적인 겉치레로 오해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의 술자리 문화가 어디 그렇게 섭섭하던가, 한 잔 만하고 일어서면 서운하고 두 잔만 하고 일어서면 섭섭하고 세 잔만 하고 일어서려면 이야기 릴레이 속에 이미 빠져든 뒤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다음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일어서면 참석을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기에 여간 컨트롤하기 쉽지않다. 


가끔 너무 늦어진다 싶을 때는 내가 직접 들어가서 시선을 모으고 슬쩍 외삼촌에게 가자는 뉘앙스를 풍기면 주변 사람들이 그제야 "바쁜데 어서 일어나 보라" 한다.


이 좋은 자리에 조금 더 있고 싶지만, 일정이 있어 아쉽다는 식으로 자리에 일어나는 모습이 보기 좋기 때문에 일종의 약속된 연출인 셈이다.


두 번째 모임 자리에 도착하고 차에서 대기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때가 가장 고단해진다. 일단, 외삼촌이 언제 자리에 일어날지 모르기도 하고 그 시간이면 배도 고플 시간인데 식당에 가서 밥을 시켰다가 자칫 다른 모임 자리로 이동해야 할 수 있기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시지와 음료수로 대충 끼니를 때운다.


기약 없이 차에서 대기하다 보면 졸음이 몰려와 밖을 서성이다 보면 외삼촌이 거하게 취해서 나온다.


세 번째 모임 자리도 네 번째 모임도 수행원은 차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역할이란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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