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이 1

삼남의 소설

by 구황작물

오늘은 엄마랑 아빠랑 형아랑 시골에 갔다왔다. 시골에 가서 동생 산이도 보고 뚜이도 봤다. 뚜이는 우리가 차에서 내리면 멀리서 부터 달려오며 꼬리를 흔든다. 내 다리랑 얼굴이랑 핥을땐 더러운것 같아서 조금 싫은데, 그래도 시골에 가면 뚜이랑 하루종일 놀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뚜이를 집에 데려 가자고 했는데 엄마는 안된다고 했다. 엄마네 오빠가 이름도 지어주고 어른이 되기전부터 키웠고 지금은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키우는 거니까 우리집에 데려가는 건 안된다고 했다.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뚜이를 정말 좋아하시고, 할머니는 뚜이 없으면 엄청 슬퍼하실거라고 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회사가면 우리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뚜이를 키울수가 없다고 했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산이를 집에 데려와서 어린이집 보내고, 그 다음에, 강아지를 사준다고 했다.


뚜이는 산책을 진짜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뚜이 집에 가면 뚜이는 항상 집을 비우고 동네를 돌아다닌다. 뭘 찾는건지는 몰라도 항상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구석진 데마다 머리를 집어넣는다. 가끔은 개구리나 새를 물어온적도 있는데, 그런날은 뚜이랑 놀기 싫었다.


그런데 요즘은 뚜이가 집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언제부턴지 없던 목줄이 생겨서 우리가 기둥에 묶인 줄을 풀어서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혼자서는 산책을 못간다. 산책나갈 때도 할머니가 절대 줄을 놓아주지 말라고 한다. 동네에 농약이 많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집어먹으면 뚜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전에는 뚜이 혼자서 막 뛰어가면 내가 뒤따라 가기도 하고, 할머니가 뚜이랑 나갔다가 혼자 오시면 내가 마을에서 뚜이 찾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못한다. 뚜이는 목줄이 싫은지 산책을 나가서도 별로 즐거워하지 않는 눈치다. 할머니 몰래 줄을 놓아주기도 했지만, 이젠 킁킁거리지도 않고, 구석에 머리를 넣지도 않는다.


그래도 뚜이랑 산책 가는건 재밌다. 입학하면 다른 개 말고 뚜이를 집에 데려 가자고 할거다. 오늘은 뚜이가 날 보고도 달려나오지 않아서 조금 서운했지만 그래도 뚜이가 좋다.


근데, 뚜이 목에 있던 까만 점이 없어진건 아무래도 아쉽다. 턱아래 목에 있는 동전만한 점을 내가 만지면 뚜이는 고개를 하늘로 들고 목을 내 다리에 비벼댔었다. 다리에 복슬복슬한 털이 비벼지는게 정말 좋았는데 점이 없어지고 나서는 목을 만져도 고개를 하늘로 들지도 않고 다리에 목을 비비지도 않는다.


분명 점이 없어져서 그러는 것 같은데, 할머니는 원래 뚜이 목에 점은 없었고, 그 전에는 거기 뭐가 묻어있는 거였을거라고 했다. 할머니는 점을 안 만지셔서 모르셨던 것 같다. 뚜이가 이제 산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우리가 가도 꼬리 흔들면서 뛰어나오지 않는 것도 다 점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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