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이 2

삼남의 소설

by 구황작물

영자 그것이 내한테 그럼 안되는 것인디. 지가 개고기 먹는걸 하루 이틀 본것이 아닌디 말이다. 내가 잡은 개 간장을 남 준 것도 그때 한번이었다. 씁쓰름한 그걸 입에 한번 넣으면 또 한 일년은 다시 먹을 생각이 싹 사라진다. 그래서 간장은 개 잡는 놈이 먹어야 맨날 개잡을 궁리 안하게 되는 것이다.


영자가 내 오촌당질이어서가 아니라 어린 그것이 물가서 날 초롱초롱 하게 쳐다보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아직 뜨뜻한 그 간장을 꺼냈을 때, 영자 그것은 살짝 눈을 찡그리긴 했어도 지 삼춘이 뭘하는 건지, 왜 그러는지 아는 것 같았다. 그 뜨겁던 복날 내가 그걸 안 잡았으면 따땃한 거 없이 우리가 뭘 가지고 잔치를 하고 했냐 말이다. 쪼매난 개 간장을 그 입에 넣어 줬을때, 아따 이게 뭔 맛이래요. 하면서도 어린 고곳이 쌉싸름한 그 맛을 아는건지 꿀꺽 꿀꺽 잘만 먹더라만.


고론 곳이 그럼 안되재. 지난주 복날에 얼룩덜룩한 그 개를 데리고 한참 씨름하고 있을 때, 영자 고것이, 아무리 그래도 간장 꿀꺽 받아먹던 영자가 그렇게 나올 줄 누가 알았냐 말이다.


“삼춘… 잠깐만요. 거 냅둬봐요.”

“뭔일이다냐. 해질 때 다됐네. 바쁘구만,”


“삼춘. 오늘은 아닌거 같네. 그거 우리집 줘요.”

“뭐라는거니. 너네 집 누가 잡을 줄 안다고 너네 집 주냐. 이 서방이 웬일로 잡아본다대?”


“그게 아니고, 우리 뚜이가 그제 죽었잖소. 낼모레면 애들 올텐데, 개가 농약먹었다. 어케 그래 말해요. 그래도 그 놈이 뚜이 똑 닮았으니 고것이라도 데려다 놔야 않것소.”

“개 한마리 그거 없어지면 좀 어떻다고 그렇코롬 헌다니.”


“아유. 손주 놈이 뚜이를 얼매나 좋아하는데. 여동네 애 하나 없는데, 강아지 한놈이라도 데리다 놔야 손주들보고 시골 친구 보러오라 하지 않것소.”

“너도 참… 복날 이걸 안낸다고 말이냐.”


“요새 먹을 게 얼매나 많은데 꼭 그렇게 손에 피를 묻히시야 하겄소? 내 안 그래도 시장서 오리 몇마리 잡아 왔으니까 음식은 걱정마소. 푹 고아서 야들야들하게 백숙 낼테니.”

“모시야. 피가 어째야? 에라이. 내가 지금 나 먹을라고 욕심내냐. 됏시야. 가져가시야.”


“삼춘. 아 와그라요. 내 알지 알아. 근데 지금 상황이 쪼매 그렇잖소. 이따 오리백숙 맛있게 해 놀라니 얼릉 오시요.”

“알겠응게 데리고 가야.”


‘왕왕! 크르르’

저것은 복날도 지났는데 나만 보면 지랄이다. 영자네가 뚜이야 하고 부르면 꼬리만 살랑살랑 잘 하면서 나한테는 저리한다. 목줄이라도 있응게 안심이다만, 지난번 뚜이 놈 처럼 천날 만날 풀어 놓으면 와서 콱 물기라도 할 기세다.


개새끼가 좀 뛰놀고 해야 야들야들해지고, 또 어디가서 새끼도 치고 하는 법인데. 뚜이 그 놈도 그케서 지새끼 깐건디. 뚜이 고것이야 영자네가 있응게 늙을 때까정 안 잡아먹겠거니 했다만, 저것은 지난 잔치에 잡았어야 하는디. 뚜이 고것도 참 요상타. 동네방네 그렇게 돌아다녀도 밥은 집에서만 먹더만 그날은 왜 농약 푼 그릇에 입을 댔을까 몰라. 하긴 그케 골로 가는 바람에 지새끼 살렸네. 애완견 아빠는 죽고 복날 잔칫감은 살고.


“야 이놈야. 아니 이제 뚜이지. 그렇게 묶여서 잘 자라라잉. 괜히 애비처럼 암거나 먹지말고, 조만간 다시보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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