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앱 이용기

일녀 씀

by 구황작물

어린 시절 부모님이 외출하시면 큰 딸로 집안을 지키는 역할을 맡았고 그때 동생들을 때렸습니다. 이건 짧은 시간이었는데 엄청난 죄책감으로 남아있어요. 저도 가끔 헷갈립니다. 내재된 폭력성과 더불어 부모님의 방임으로 인한 원망이 이 나이에도 여전합니다. 이제 스스로를 고칠만큼 성장했으니 이번에 좀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아랫사람을 대할 때도 이게 좀 적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불량초딩님. 상담시작해도 될까요?



어떤 어려움으로 상담 신청해 주셨나요?


최근 분노가 많아지고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 분노 감정 표출이 많았어요. 화를 내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얻었으면 합니다.


가장 최근 화를 낸 경험은 언제인가요?


엄마에게요


어떤일로 화가 나셨나요?


엄마는 바퀴에 다가가서 잡은 후 그대로 베란다로 나갔어. 나는 엄마에게 변기에 버리라니까 왜 그리로 가는거야 라고 했으나… 써둔게 있어서 복붙했어요. 뭔가 잘못된 상황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내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게 좌절될 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최근엔 먼저 인사 안하는 팀원 때문에 또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몇 차례 타일렀는데도 계속 그러길래 불러 앉혀 너 공주냐 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화 내는 내 모습에 어떤 마음이 드나요?


화를 낼 때는 사실 내 모습을 들여다보지 못했어요. 최근에 책을 읽다가 갑자기 깨달았어요. 화를 내는 내 모습이 아닌 항상 화나게 한 상대만 들여다 봤거든요. 화내는 내 모습이 아닌 거절당하거나 무시당하는 나 자신만 느껴온 것 같아요. 내 뜻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싫었던거죠.


아 내가 존중받지 못할 때 화가 나나 보네요.


네 감성이 이성을 앞서네요.


아까 어머니 말씀하시면서 저걸 메모에 적어둔 것 같은데, 그걸 적어놓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 제가 글 쓰는걸 좋아해서 ..ㅎ 저거 자체는 3장짜리 에세이인데 그 중 일부를 드린거고요. 매일 한편씩 쓰고 있어요.


아 그렇구나…..불량초딩님은 상담을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 싶으신가요?


제가 가난한 집 딸내미라 앞으로도 계속 돈을 벌어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더 능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미 관리자 나이라서 다른 사람들을 현명하게 이끌어 나가야 한답니다. 인사 안하는 팀원 뿐이겠어요? 근데 그때마다 분노조절장애자처럼 행동하면 누굴 이끌겠어요 ㅎㅎㅎ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지네요

집에선 집안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첫째딸, 회사에서는 사람들을 이끌어가야하는 현명한 리더


네 그런가봐요 정말 질식할 것 같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타인들은 저에게 별로 기대하는게 없는데 저 혼자 오버하는 거거든요 정말 왜 이러나 몰라


아 왜 그런 마음이 들까요


생각해보면 어릴때 하도 동생들 잘 돌보고 집 잘 보라고 해서 동생들 때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누가 옳은 나에게 반하는 행동을 하면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러면서 분노가 생기는 것 같아요


동생들 잘 보고 집 잘 보라는 말이 어떻게 들렸나요?


분명히 잘못된 것인데. 여튼 애가 애를 옷걸이 같은거로 때렸으니 정말 슬프고 가슴 아픈 폭력의 기억이에요


죄책감이 많이 드나봐요


동생들과는 이 얘기를 꺼내고 같이 많이 울기도 했고 그러긴 했는데 막상 저 역시 너무 어렸기 때문에 지금 말하면서도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아직도 뭔가 남아 있나봐요


어떤 마음이 들면서 눈물이 나는 걸까요?


그냥 너무 슬퍼요 감정을 말로 표현을 잘 못하겠어요 수치심 같기도 하고. 수치심인가…


어떤 수치심인가요? 어디서 오는 수치심일까요?


나는 리더가 아니다? 동생들이 내 말을 안 듣고 나를 따돌려서 슬프다?


그게 몇살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10살인가..초등학교 3~4학년 같네요.


불량초딩님 말대로 애가 애를 어떻게 리드할 수 있었을까요? 지쳤을 것 같아요…집에서는 첫째딸 역할을 해야하고 회사에서는 현명한 리더가 되어야 하고...


가까운 가족과 그런 관계를 맺었으니 사회에서도 대개 비슷한 관계였던 것 같아요.


삶에 쉴틈이 없었을 것 같네요 좀 쉬고 싶을 것 같아요 분노의 시작은 어디라고 느껴져요?


어린시절 외로움인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좀 이상한게..제가 사회성이 떨어지다보니 막상 또 남하고 있음 힘들거든요


남하고 있으면 어떤 부분들 때문에 힘들다고 느껴지세요?


회사에 식당이 있는데 밥 먹고 나서는 자리로 돌아와서 영어문제집을 풀어요 다들 차마시러 가자는데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요 일단 별로 그들이 안 궁금하고..흠...개인적으로 친해지는게 일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고 전 영어공부 안해서 까먹고 싶지도 않고 점심 시간까지 일하고 싶지 않아서요 근데 저 친구도 많은 편인데 참 이상해요 심지어 어제도 회사 다른 건물에 일하는 상사 하나랑 그만 둔 동기 하나랑 셋이 소주 엄청 마시고 왔는데..제 팀원들이 싫은 것도 같네요 ㅎㅎ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재미지게 살고 싶어요


그게 참 힘드네요...어쩔 수 없이 지내야 하는 사람들과 계속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게 그 팀원들이 왜 싫다고 느껴지시나요?


네 감정이 참 복잡한데요 ㅎㅎ 장편소설이에요 팀원 중 한명이 싫은건데요 일단 (... 중략...) 여튼 그랬는데 인사를 안하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보고 먼저 하래요 그러니 분노가 생기지 안 생기나요 ㅎㅎ 저라면 진짜 잘했을 거에요 ㅎㅎ 제가 뭔가 무시당할만한 캐릭터일까요 너무 편한 상사일까요 저는 제가 일은 좀 하는데 저희 과장은 못하고 여튼 첨엔 내가 윗사람이니까 내가 해야지; 하고 다 해버렸는데 어느 순간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졌어요 걔는 아주 여유롭게 쳐놀더라고요...어휴


아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네네 그게 딱 그 아래 대리가 새로 들어오면서 부터인데요 그 전에 팀원들이 다 나갔거든요 제가 과장편만 들어준다면서 그러고 나서 니 맘에 맞는 사람을 뽑아라 하고 전권을 줬어요 팀원들과 트러블 있었으니까...그녀랑만 맞으면 나랑은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걔들끼리만 소곤소곤 근데 생각해보면 그건 너무 당연한 거거든요 팀장이 좀 어려운게 정상이고 아닌가..여튼...그렇다고 제가 그들과 친해지고 싶은 것도 아닌데..아닌가..친해지고 싶은건가….아니 친해지고 싶은건 아니고 지배하고 싶은건가 봅니다 ㅎㅎ 진짜 어이없네요


왜 어이가 없을까요?


내가 돈주는 사람도 아닌데 사장도 안할 생각을 제가 하고 있네요 ㄷ ㄷ


왜 지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이런거 생각하면 회사에서 리더하기엔 너무 부적격이에요 흠...지배하고 싶은 이유는 ...글쎄요...왜 그럴까요


질문을 좀 바꾸면 지배하면 뭐가 좋을 것 같아요??


흠..지배하면 존중받는다? 지배하면 안전하다? 지배하면 외로워도 된다? 감정이 정확하지가 않아서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봤어요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 서로 마음이 편하고 그래야 존중받고 안전한 마음이 들것 같은데, 왜 ‘지배’라는 단어가 생각났을까요??


흠...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모든 관계가 동등하지 않았어요 어릴 때 동생들과의 관계, 이후에 미취학 때 친구들과의 관계도 약간 제가 지배자처럼 군림했고요, 여튼 가까운 친구들이 약간 모자라서, 제가 보스처럼 행동했고, 이후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그런 관계가 성립이 안되니까 주로 외톨이로 지냈나봐요 제가 인정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무시했어요 소름끼치네요 이 생각을 왜 전에는 못햇을까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로 책 뒤로 숨었던 것 같아요 일상적인 대화의 즐거움은 그닥 없었어요


그렇다면 불량초딩님이 느끼는 분노는 어디서 부터 오는 것 같아요?


외로움인가봅니다. 그리고 낯설음이겠지요 제대로 해보지 않은 또래 집단과의 어울림 일대일은 괜찮은데 무리 속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그러니 그냥 위계 속에 숨고 싶은가봐요


그렇구나….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네요...위계 속에 숨는다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경우 화가 나는데 그 화를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앞으로가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친구들 관계를 만들어가면 어떨까요??


이제 문제를 깨달았는데, 분노속에 감춰져있던 두려움을 알아버렸는데, 안 두려운 척 할 수 있을까요?


안 두려운 척을 하고 싶은가봐요


네 들키고 싶지 않아요.


들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요


들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아요


누구에게 들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아요??


모두에게요


나락으로 떨어질 때 나를 받쳐주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일주일이 지남]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나에 대한 스스로의 애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는데요 근데 최근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하고 나락으로 떨어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어릴때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어요 더 노력하면 될거에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마음이좀 어떻게 변하셨어요??그런 생각을 한 뒤에??


네 며칠 동안 완전 바닥치고 다시 석탄일날(1회차 상담날) 다시 1일날 아는 언니 만나서 엄마 얘기하다가 언니가 저랑 자기 남편을 동일시해서 막 얘기하다가 제가 울컥해서 울면서 막 머라고 하고 하여튼 최악이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또 막 우울했다가


그 언니가 남편과 동일시를 어떤 식으로 했나요?


내 남편도 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어쩌고 저쩌고 언니 남편이 바람펴서 언니랑 이혼 직전까지 갔거든요 여튼 엄마가 저를 너무 옥죄서 힘들다고 하는데 거기다 대고 굳이 그렇게 말하길래 제가 당신과 나는 이 주제로 말하기엔 너무 부적합하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계속 충고질….그러더니 나중에 자기는 엄마랑 친해서 엄마랑 딸은 무조건 사이가 좋아야 한다고 믿어서 그랬다고 하고...언니랑 언니 엄마랑 안 좋았던걸 내가 다 아는데 나는 엄마랑 사이 어느 모녀지간보다 더 과하게 좋은데.,.,.불완전한 사람들끼리 뭘 서로 위로해요..걍 비슷한 사람들기리나 위로하는게 평범한 일상이지요.


아 그 언니가 나와는 다른 경험을 해서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나봐요


그렇다기보다는 자기는 자기남편하고의 갈등상황에만 꽂혀서 모든 상황을 남편을 대입해서 하니 문제인거죠 그 언니가 얼마전에 저에게 실수한게 있어서 저에게 잘하려고 노력하다 삐끗한듯해요 안타까워요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하여튼 그 언니 문제는 그리 중요한게 아니에요 몇 차례 삐끗했고 시절인연이라 슬슬 서로의 길에 집중하면 될 것 같아요


그렇구나


문제는 엄마하고의 관계인데


무슨 일이 있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어디갔냐 왜 안들어오냐 등등을 할 때마다 제가 화를 내요 정말로 화가 나요 동거인이니 당연히 물어볼 수 있는건데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캠핑 엄청 다니고 집에 있기 싫어했어요 근데 저 집 좋아하거든요 엄마도 좋아해요 전 집에 있는 엄마가 싫은가봐요


엄마가 좋은데 왜 집에 있는 엄마가 싫은건가요?


보통은 엄마가 일터에 있거나….엄마는 소통을 원하고 전 소통하기엔 지쳤어요..전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그렇구나 그럼 엄마가 좋다는건 어떤 의미예요??


그렇게 키워졌어요. 엄마에 공감하도록 어릴때부터. 아빠 외도로 또래였던 그집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어요. 그 집 부잣집이었는데 남편은 사우디인지 가서 돈 많이 벌어왔었죠. 여튼 그래서 그 여자도 그 여자의 아이들도 엄청 때깔 좋았죠 아이들에게 아동복 대신 작은 성인 여자 옷을 입히던 그 아줌마가 내 엄마면 좋을텐데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서 심한 죄책감 모멸감 느꼈죠. 그러고 나서 아빠 사업 망한게 저 18살 겨울쯤, 엄마가 집을 나간건 저 22살, 삼남매에게 모두 닥친 일인데 대처가 다 달랐어요.


어린시절 많은 일을 경험했네요. 어떤 식으로 다르게 대처했나요??


전 엄마는 그럴 수 있다 무조건 엄마가 잘했다 여동생은 마지막까지 엄마랑 싸웠고, 남동생은 고 3이었는데 엄마 집 나가고 2년이 되어서 한 말이 엄마랑 자기랑 아다리가 안 맞아서 안 보인줄 알았었대요 ㅎㅎㅎㅎㅎㅎㅎ 생각해보면 그래요 정말 제 여동생이 가장 현실감각이 뛰어나다고 해야하나


불량초딩님은 왜 엄마는 그럴 수 있다고 끝까지 엄마편을 들었을까요??


제가 어릴때만해도 엄마가 아주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냥 좀 생각이 없고 교육이 부족했을 뿐이에요 그냥 이 부부 자체가 좀 비극이에요 불쌍해요 여자인데 발이 크다 손이 크다 피부가 하얗고 키가 큰 여자랑 결혼하면 키크고 하얀 아이들을 낳을거라 생각하고 쫓아다녔다면서..엄마는 아빠가 뭉치로 들고 다니던 현금이랑 아빠가 젊은 나이에 사장이라는 거 엄마 만나러 뛰어나올 때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나오는거 그런게 좋아서 결혼하기로 했대요 결혼 안하면 방직공장에서 일하거나 골프장 캐디를 해야하니 아마도 그게 싫어서였을 수도 있죠 다들 결혼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그게 직업인지도 몰랐을 때니까.


아 그럼 집에 있는 어머니가 싫다는 의미는


전 19살때 경제적으로 독립했어요 저 하나 대학 보내기도 힘들데 동생들이 저보다 공부도 잘했거든요 그래서 장학금으로는 생활비 안되니까 하루에 두세시간 자면서 동대문 새벽시장 다닌거고요 혼자 막 컸는데 이제와서 누가 절 가르치나요??


불량초딩님 그동안 참 쉬지 않고 달려오셨네요. 나는 나 혼자 잘해냈는데 엄마가 이것저것 물어오면서 엄마노릇하는게 싫었나봐요,..,


누구 밑에서 살 수 있었다면 파혼같은 것도 안했겠지요


불량초딩님 지금도 누구 밑에서 산다고 표현했네요


파혼한 애가 저를 지 밑에 두려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그때도 같은 거였네요 제 귀가 시간이 늦었다고 머라 하면서 그게 촉발되어서 고부갈등에 해결능력 제로인것 등등 이런게 다 수면위로 떠올랐죠. 제가 누군가에게 행적을 고하고 하는걸 지배받는다고 여기는 걸까요??


어떻게 느껴지세요?? 그걸 지배 받는다고 여기는 것 같나요??


숨이 막혀요. 어디냐고 물어보면 ㅠ 왜 일까요?


그러고 보니 아까 한가지 눈에 띈 것이 있었는데 엄마가 어디냐고 물어봤을 때 물어볼 수도 있는건데 ‘동거인’이니까 라고 표현했더라고요 ‘엄마’니까 라고 하지 않고


엄마라도 물어보면 안돼요 어디인지를 왜 묻는지를 모르겠어요 자기 용건을 말하면 되는거지 제가 어디면요 이런 맘인가봐요


아 그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아서 답답한가봐요..


제가 어디서 무얼하든..어련히 알아서 다니겠지요 도움을 주려는 것이면 도움을 청할 때 응하면 되는것인데


어릴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어머니께서 어디냐고 물어보면서 일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황스러우신가봐요 익숙치 않고 늘 혼자서 모든 걸 해냈는데...그래서 방금도 도움을 주려는 것이면 도움을 청할 때 응하면 되는 것인데 라고 표현하신걸까요??


맞아요 누군가 일상에 관심을 갖거나 저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면 화가 나요 동생이랑 둘이 살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여동생이랑 둘이 살 때 전 가끔 동생 없이도 놀고 싶은데 동생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화가 나요 동생을 돌보지 않는 나는 죄책감을 느끼니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동생에게 화가 나요


그렇구나….근데 아까 나락으로 떨어질 때 필요한 것들은 가족, 친구들이라고 했어요.


네, 근데 그게 이런 희생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까 전 그냥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요 회사 정글에서 그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들으니 불량초딩님이 걱정되네요…너무 혼자 짊어지고 애쓰는 것 같아요


책임감과 죄책감이 버무려진 곳에서 숨쉬기 보다 그냥 회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게 덜 힘들 것 같아요


집이 책임감과 죄책감이 버무려진 곳이라면 회사는 어떤 곳 같아요??


더럽고 치사하고 찌질하고 버티면 돈이 나오고, 저는 좀 더 잘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그게 다니까. 전부인 사람과 일부일 사람은 다르죠


회사에서 잘하면 머가 좋다고 느껴지세요??


살아남죠 좀 더 허리펴고 잘하면 허리 펴고 못하면 허리를 숙여야 살아남고


아 정당하게 인정받는 느낌이 드는구나


네 제가 윗사람 복이 내내 없어서 회사에서도 윗사람에게 돌봄 받은 적이 없어요 대신 죽어라 일했고 그만치 성장했어요 앞으로도 5년은 죽어라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회사에서도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은 인정을 받았군요. 집에서는 보호도 인정도 못 받는다고 느껴지나요? 그래서 회사가 더 좋다고 느껴지나요??


일한 만큼은 회사에서도 인정 못 받아요 ㅎㅎ 집에서는...그렇네요


불량초딩님 저희 오늘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전 좀 걱정이 되네요 불량초딩님은 겪은 일들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그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지 못해서 그냥 상처들을 다 열어놓고 제대로 봉합하지 못한 것 같아요...오늘 상담에서 기억에 남거나 좀 와닿았던 부분이 있을까요??


집에서 인정받는것, 그게 이상해요. 저 나름 인정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막상 그렇게 정리하려고 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누군가 하나를 인정하면 다른 누군가의 치부가 드러나거나 또는 다른 누군가가 안 좋아져요 신화를 쓰려면 양념을 팍팍 뿌려야죠. 근데 제 부모나 제 형제자매에게도 서사를 허락하고 싶어요. 제가 너무 제 얘기를 내세우지 않으면 가능해지죠.


제 부모나 형제자매에게도 서사를 허락하고 싶다는 말은 굉장히 의미있게 들리네요 내가 허락을 주지 않아도 그들은 나름 잘 살아가지 않을까요??


허락이라기보다 제가 방해할까봐서요


에구…………………..다음 회차에서 더 얘기해 보는게 좋겠네요




















이전 13화생일 케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