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부트캠프 수료 후 스타트업으로 첫 출근
비전공자에 애매한 경력이 있는 나를 받아주는 곳은 스타트업뿐이란 말인가
갑자기 기획을 하라고요?
이전 회사에서 우연히 서비스기획자로 6개월 동안 근무를 했었다.
IT 스타트업에서 기획과 전혀 관계없는 직무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대표님이 "화면설계서 한번 작성해 볼래?"라고 말한 뒤 나는 기획자가 되었다.
기획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던 나에게 인터넷의 각종 정보들과 친구가 참고하라고 보내준 화면설계서가 유일한 사수였고, 열심히 레퍼런스들을 참고하면서 거의 베끼다시피 만들어낸 화면설계서가 나의 첫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기획하는 일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아 아예 직무전환을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퇴사를 하고 약 6개월로 진행되는 PM부트캠프에 참여했다.
나름 현업실무도 해봤고 첫 화면설계서 피드백도 나쁘지 않아서 '기획직무는 특정 자격증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별로 어렵지 않겠다.'하고 생각했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문제정의부터 가설, 지표 등 PM직무에 대한 롤과 어떤 소프트스킬이 필요한지를 부트캠프에서 배우면서 PM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WHY' 부분이 빠졌던 나의 화면설계서는 속이 텅텅비어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부트캠프 수료 후 취업까지
부트캠프에서 현직 PM들의 특강 및 멘토링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했다. 하지만 채용사이트에서 신입 PM을 뽑는 곳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몇 군데 밖에 없었고 그런 곳들은 거의 인턴형이나 스타트업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내 주제를 알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사수가 있는 중견기업 이상으로 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관심있는 도메인에서 신입을 뽑는 스타트업에 약 1주일동안 36군데 정도 지원을 했다.
면접제의를 받은 곳은 5군데, 3개 회사 면접을 봐서 3군데 모두 합격했고, 핵심 서비스와 연봉을 고려해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로 취업을 결정했다!
나의 경우 면접 때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개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은 없는지, 성격의 장단점에 대한 질문은 공통적으로 받았다. 그리고 현재 입사한 회사에서 나를 뽑은 이유 중 하나가 포트폴리오에 'WHY'가 잘 나타났다고 얘기하셔서 포트폴리오 준비할 때 꼭 이 부분을 신경써서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부트캠프를 수강하면 취업에 도움이 되나요?
사실 PM직무와 관련된 전공이 딱히 없기 때문에 전공을 살려서 PM으로 취업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컴공출신은 제외. 부트캠프때 만난 컴퓨터공학을 전공해서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다 PM직무로 전환한 팀원이 있었는데 이 분은 다른 곳은 다 떨어지고 대기업 면접제의를 받아서 면접도 봤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이드 프로젝트 경험과 취업연계 때문에 부트캠프를 지원하는 것 같은데(나도 사실 이것때문에 부트캠프 수강했...) PM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이 많은 분들에게는 부트캠프를 추천한다.
나의 경우는 사이드 프로젝트 진행한 것과 현직 PM들의 멘토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함께 했던 팀원들에게 얻은 인사이트가 정말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어떤 팀원을 만나는 지도 중요하겠지...)
요즘 부트캠프로 다양해서 다른 부트캠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참여했던 부트캠프는 자소서나 포트폴리오 특강/첨삭까지는 유익했는데 취업연계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싶다.� 부트캠프에서 적극적으로 취업연계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진짜 취업준비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트캠프에 기대하면 안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