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들의 대화 훔쳐보기
꿀벌의 언어를 처음 해석한 사람은 누구일까? -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Karl von Frisch)'
꿀벌의 언어적 행동을 하는 대표적 춤은? - 거리 90m 이하는 'Round dance', 이상은 'Waggle dance'
꿀벌의 언어적 행동 패턴의 수? - 2020년 2월 12일 학술지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면 1,528개의 와글 댄스
쏠허니 결론 - 꿀벌들은 춤과 냄새를 통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남의 조언을 듣지 않는 자는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언어와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아직도 몸짓 발짓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면서 먼 길을 돌고 돌아 세상과 연결될 것입니다. 언어의 발전은 시간을 단축시켰으며,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켰습니다. 물론 생존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죠. 비단 인간 세상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동물과 곤충의 세계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놀라운 비유전적 의사소통의 예"
꿀벌의 언어를 처음 해석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Karl von Frisch)로 색과 형의 감각 연구(1915), 후각의 연구(1919), 언어와 춤의 연구(1923) 등 획기적인 꿀벌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에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다양한 꿀벌 연구를 진행한 그는 그중 ‘언어’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비록 진정한 의미의 언어는 아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놀라운 비유전적 의사소통의 예”라고 묘사하였습니다. 물론 폰 프리슈 이전에도 꿀벌의 행동 패턴과 관련된 관찰은 여럿 있었지만 폰 프리슈처럼 연구하여 기록을 남긴 사람은 없었기에 꿀벌의 언어를 처음 해석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꿀벌의 춤은 별로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이 춤은 먹이를 찾는 벌에게 다른 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일 뿐. 벌들과 다른 동물들은 시각적 지도를 연상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꿀벌의 춤을 가장 오래전에 기록한 기록 히스토리아 애니멀리움(Historyia Analicium (기원전 330년) (Wenner and Wells 1990, 270쪽)
"인간에게 왈츠가 있다면 꿀벌은 ‘와글 댄스’가 있다"
지금의 인간은 말과 글로 서로에게 의사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말과 글로 표현이 어려운 상황에선 온몸을 이용해 대화하는 ‘보디랭귀지’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TV 음악 방송을 보면 다양한 음악과 함께 춤이 등장합니다. 청각적 이미지도 중하지만 시각적 이미지도 그만큼 의사 전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꿀벌들은 어떨까요? 꿀벌들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의 의사 표현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춤(Waggle dance)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그들만의 통신 신호가 1,528개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0년 2월 12일 ‘Do honey bee (Apis mellifera) foragers recruit their nestmates to native forbs in reconstructed prairie habitats?’ - Morgan K. Carr-Markell ,Cora M. Demler,Margaret J. Couvillon,Roger Schürch,Marla Spivak)
"단순하지만 복잡한 꿀벌의 언어 세계"
지금 우리가 1,528개의 춤을 다 해석할 순 없지만 꿀벌의 언어에서 기본이 되는 두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카를 폰 프리슈가 연구했던 꿀벌의 언어적 해석은 50m 기준(90m는 다른 연구결과에서 얻은 거리임) 짧은 거리는 ‘라운드 댄스(Round dance)’를 활용하고 긴 거리는 ‘와글 댄스(Waggle dance)’를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춤을 추면서 목적지의 거리와 방향을 알리고 기타 풍향/풍속, 꽃의 많고, 적음 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에서 와글 댄스는 8자 모양으로 움직인다 하여 ‘8자 춤’이라고도 불리고 라운드 댄스는 ‘원형 춤’ 혹은 ‘원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두 가지 언어적 행동 중 가장 많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와글 댄스(Waggle dance)'입니다.
A 그림은 벌통 안에서 꿀벌들이 춤을 추는 방향을 설명합니다. 중력을 기준으로 위가 태양의 방향이며, 아래가 벌통의 위치입니다. 그리고 꽃이 있는 방향으로 알파 값 40도 틀어서 춤을 춥니다. 꼬리를 흔드는 1초(1s)는 1km가 기준입니다.
B 그림은 외부환경의 위치를 표시한 이미지입니다.
C 그림은 B를 기준으로 A를 적용한 이미지입니다.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춤입니다.
춤을 추는 방향은 목적지의 방향을 나타내고, 꼬리를 흔드는 시간은 거리를 나타내며, 꼬리를 흔드는 폭이 넓을수록 목적지의 목표물 즉 꽃이 많다는 뜻입니다. 참고적으로 페로몬(pheromone) 분비를 통해서도 꽃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춤을 추면서 발산하는 페로몬은 2개의 알칸인 트리코산, 펜타코산, 2개의 알켄인 Z-(9)-트리코센(tricosene), Z-(9)-펜타코센(pentacosene)을 생산합니다.
위의 내용을 꿀벌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우리 집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40도 방향에 꽃이 있는데 거리가 1km 정도야. 그리고 바람이 약간 불고, 조금 높은 언덕에 있어. 꽃은 많아서 꿀도 많아~ 그런데 가끔 적들도 나타나니깐 조심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진실 혹은 거짓"
벌들은 긴 시간 지구 상에 존재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습니다. 꿀벌처럼 꿀과 꽃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벌들이 있고, 그것을 빼앗는 잡식성 말벌들도 있을 것입니다. 벌들은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도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앞서 알아본 꿀벌의 춤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도 있고 혹은 페로몬을 사용해서 서로 소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언어는 무슨. 그냥 냄새를 이용해서 먹이 활동을 하는 거야”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춤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주장이며, 카를 폰 프리슈의 연구는 냄새를 이용해서 벌들을 훈련시키면 충분히 가능한 검증의 오류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혹자는 “꿀벌 춤이 거리 및 방향 정보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뿐. 언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꿀벌들이 춤과 냄새(페로몬)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