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물건이 예쁜가 어쩐가 감시하는 나희의 표정이 진지하다. 미술학원에서 받아 온 반짝이 가루, 커다란 책상, 무지개 빛 치마. 첫째의 모든 것이 좋아보이는 것이 둘째의 숙명이다. 그런 나희에게 문밖에 놓여 있는 택배상자는 초미의 관심사다. 오늘 저녁에 온 택배상자 안에 누구의 물건이 들어있는지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가 한 없이 슬퍼지기도 하는 것이다.
2도까지 온도가 떨어진 11월의 아침, 언니의 새 외투가 아직 배송 중이라 나희에게만 따뜻한 외투를 입혔다. 물론 그 옷 역시 언니가 4살부터 5살 때까지 입던 옷이었으나, 나는 긴장되는 마음을 숨기고 나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희만 따뜻한 외투 입네. 나희야 ‘나 먼저 입어서 언니 미안해~’ 그럴까?”
나희는 그 말을 듣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내가 먼저 입는다’ 라는 생각에 이 옷이 누구의 것인지, 새로 온 택배인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치 못하는 것이다. 미소를 숨기지 못하는 나희때문에 내 얼굴도 미소로 물든다. 영악하고도 순진한 어린이의 심성. 이러한 점이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귀여운 구석이다.
나희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저절로 서빈이에게 내 고개가 돌아간다. 나희의 사과를 받는 서빈이의 표정이 영 찝찝해 나는 재빨리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번 나희의 생일날 싸우지 말라는 뜻으로 나희는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 서빈이는 장난감 스마트폰을 사 주었는데, 서빈이가 통곡을 하여 결국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을 한 마리 더 쿠팡으로 분양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어김없이 언니의 새 외투가 왔다. 나는 신경 써서 나희의 외투와 같은 색인 검은색으로 선택했다. 그 노력이 무색하게도 은은한 유광이 도는 언니의 새 블랙 외투는 고급스럽게 반짝이며 새것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듯 빛났다.
나 역시 쇼핑을 좋아하고 그중 제일은 옷을 사는 것이라 새 옷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들의 소란을 피하기 위해 또 내일 아침의 평화를 결렬시키지 않겠다는 의지의 행위로써 얼른 그 외투를 옷장에 걸어 숨겨 두었다.
엄마의 이런 잔 꾀를 훗날 아이들이 알게 되면 용서를 구해야겠다. 나희가 왜 맨날 언니만 새것 사주었냐고 물어본다면 너도 많이 사주었다고 변명하지 말아야겠지. 두 개씩 턱턱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래도 참 귀하고 소중하게 키웠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