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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Su Sep 11. 2024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처방 2가지




스트레스에서 나를 구해내기로 마음 먹고 무언가를 행해야만 했던 밤이 있었다.

일주일 간 계속되는 야근이었고, 일과 사람에 치이는 날들이었다 .

뛰쳐나가지 않으면 몸이 사방으로 터져나갈 것 같은 팽팽한 하루들이 일상이었다.

그것이 평범한 나의 일상이었고, 누군가의 나날들이었으리라.

 

삶에서의 스트레스는 당연지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매사를 살아갈 수는 없다.

콧노래가 지나가고 울분이 쌓이고 화가 얹히고, 폐포가 팡팡 이곳저곳에서 터져나가는 듯 숨이 턱턱 막혀오는 순간들이 늘어간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책임감이라는 더께가 어깨에 층층이 얹히면서 더더욱 짓눌린다.

몸과 마음에 덕지덕지 얹은 그 눌러붙은 껌같은 것들을 집으로 가져가갈 수가 없었다.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려면 어디론가 향해야만 했다.




첫 번 째 - 극장에 가서 영화에만 몰입했다 나오기




스물 여섯에 찾은 신촌로터리의 - 지금은 사라졌지만 - 한 극장이었다. 밤 10시에 시작하는 영화였나.

지금은 너무나도 흔하지만, 당시엔 혼자 영화보러 오는 사람들은 힐끗힐끗 눈요기 거리가 되었다.

남들의 시선따위 알 바 없었다.

어떤 영화였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단지 심야에 더 어두운 극장 안에서, 오로지 화면에서 흘러가는 영화에 몰입하면 그뿐이었다. 마침 좋은 영화였고, 꼭대기 영화관에서 건물의 가장 낮은 바닥으로 수직으로 내려와 다시 번쩍이는 도시로 발을 내딛은 순간, 큰 숨이 쉬어졌다. 밤 공기가 선선하니 좋았다.

지글지글 끓던 머릿속이 단 하나의 스토리에 몰입함으로써 조용해지는 그 날밤의 경험은 ,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습관이자 취미를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이 방법을 추천하고 다닌다. 내가 한껏 들이마시고 내쉬었던 그 날밤의 속시원함을 누군가도 느꼈으면 싶어서. 主인 자신을 客인 나쁜 감정들이 함부로 하게 두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두 번 째 - 동네책방을 찾아가 책 속에 풍덩하기




이 방법은 40대가 들어 늦깎이로 갖게된 나만의 처방전이다.

제 때 앓지 못한 사춘기 비슷한 감정의 폭발을 견디기가 매우 힘이 들었을 때, 지친 마음을 달래러 가게 된 곳이 책방이었다. 대형서점이 아니라 아주 작은  책방들. 손님들이 간혹 간혹 들르는 평소에는 조용한 공간들이었다.

울음이 북받치는 일들이 생길 때마다 손에 든 모든 것을 내려두고 버스를 탔고, 걷고 걸었다.

책방의 차분한 분위기와 은근히 풍기는 평화로운 냄새가 마음을 내려앉혔다.

책의 기둥을 만지고 낱장의 질감을 느끼고,활자의 잉크 냄새를 맡았.


 마치 심신 안정제같았다.

늘 웃어주는 책방지기의 미소가 편안했다. 싸늘하고 황량한 바깥을 헤매다가 발견한 오두막 같은 포근함이었고, 안전함이었다.


지금은 마음이 힘들 때만 책방을 찾지는 않는다. 그냥 문득 책방지기가 보고 싶어서 알림없은 방문으로 놀래키러 가기도 하고,궁금한 신간이나 추천받을 책들을 찾아 멀어도 단골인 책방으로 향하기도 한다.

지금은 즐거울 때도, 마음의 여유를 찾고싶을 때도, 간만의 자유시간을 누릴 때도, 물론 슬플 때도 찾아간다.


이런 나만의 안식처가 가진다것은 좋은 일이다. 언제든 숨을 쉬러 숨어들,산소실 같은 나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숨이 답답한 어느 누군가에게도 나의 경험을 공유해주고 싶다.

내가 받은 안심과 치유의 느낌을 , 나처럼 힘들었던 혹은 힘든 중인 누군가가 꼭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말그대로 진심 (眞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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