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고향,시칠리아>

by HeySu
"여행은 한번에 모든 것을 다 보는게 아니라 ,언젠가 다시 돌아올 여지를 남기며 스스로를 더 깊이 돌아보게 하는 것"



유럽의 고향, 시칠리아는 내로라 출판사에서 갓 출간한 신간 여행서이다.

저자 이병승은 30여년간 미국 대기업의 글로벌 임원이자 국내 비즈니스 합작 파트너로 근무하였다.수십년간 다수의 출장을 통해서 안 다녀본 나라가 없을 정도라고 하나, 이번 시칠리아 여행은 출장 아닌 여행으로써 저자가 얼마나 애정을 가졌던 여정이었는지가 글 곳곳에 묻어난다.



저자는 시칠리아의 매력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팔색조의 매력, 시대를 덧입은 여러 문화가 뒤섞인 이 곳에서의 노을과 풍경을 그려가며, 독자로 하여금 그 곳에 바로 가 닿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일게 만드는, 일종의 편애가 담긴 안내서와 같았다.





시칠리아의 매력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풍부한 역사와 인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천상의 휴양지이며, 영화와 와인의 섬이기도 하다. 장소마다, 순간마다 서로 다른 감동이 있어, 계획이나 기대보다는 섬이 내어주는 흐름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게 된다.





2700년 유럽의 서사를 체험하려면, 시칠리아로 가라!



시칠리아를 소개하는 글이 더 반가웠던 것은, 인상깊었던 영화의 배경지였다는 것. 책을 따라 저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영화의 장면을 자연스레 생각했다. 영화의 인물들의 살아나고 노래가 귓가에 흐르고, 와인의 향을 맡고, 스크린의 장면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듯한 상상으로 저절로 이끌려져 들어가는 기분마저 들었다면 과장이려나...


시칠리아는 영화 [대부]와 [시네마천국]의 배경지였고, 시칠리아 곳곳에 고대 그리스인들이 형성한 폴리스, 도시국가의 문명 축이 있다.
역사가 여전히 위엄있게 잔존하고 인문, 영화 음악, 와인, 휴양이 각기 다른 결을 이루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감각의 현장이자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흐르는 곳.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곳. 현실 아닌 이상의 어느 곳에 머무는 느낌을 받을 것만 같았다.


지배자가 바뀌어도 기존의 유적을 허물지 않고 보존하였으며, 그 위에 증축 개축을 하며 새로운 신을 덧입혔다. 신의 이야기가 흐르는 이 섬은 2700년에 걸친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흔적이며, 유렵문명의 유산이 펼쳐진 거대한 야외 박물관으로서도 굉장한 의미가 있다.



책의 앞 부분에 실린 시칠리아의 지도를 보면서 ,각 장의 글을 읽을때마다 도시를 짚고 확인하며 읽었다 . 저자의 여행 동선을 따라 동행하는 느낌이었달까 .


특히 정명훈 지휘자가 타오르미나 원형 극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지휘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직접 유투브 영상으로 찾아서 감상을 하였는데, 실제 그곳에서 연주를 들었다면, 평생 잊히지 못할 경험이 되었을 것은 너무나 명확했다.

고대 원형 극장의 허물어진 틈 사이로 비치는 노을진 저녁이 오케스트라와 관객에게 드리우며, 하늘과 땅의 공간을 울림으로 꽉 채웠을 음악의 선율, 그곳도 우리가 영화 '대부'를 통해서 익숙한 곡이라니...부러움이 끝도 없었다.
어린 시절 눈물샘 쏟았던 '시네마천국의 ost'로도 유명한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계속 재생해 두고 , 수록된 사진들을 천천히 감상하는 기분, 매우 좋았다는 말 밖에...

심장은 뛰었고, 시칠리아는 내게 아직 너무 낯선 곳이었지만 따스하고 아련한 노을을 연상시키는 도시로 각인되었다 .
타오르미나의 노을을 보며, 괴테는 이 언덕에서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도무지 이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모든 면에서 특별한 이 지역이
서서히 어둠 속으로 잠겨가는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웠다



여행은 늘 그렇지만 여행자의 마음에 인생의 감동으로 남는다. 여행지에서 만난 고대 문명의 흔적이든, 영화속에서 마주했던 낯익은 풍경이든, 혹은 골목마다 스며 있는 삶의 온기.
각자의 마음에 공명하는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여행은 그렇게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 것이다.

저자에게 시칠리아는 효율보다는 여백을, 속도보다는 깊이를 가르쳐준 곳이었다.
이 섬은 과거를 간직한 박물관이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감상을 전했다.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