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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Mar 14. 2021

구미호, 여성에 대한 남성의 원천적 두려움의 서사

구미호는 남자 간 빼 먹는 요물이 아니다

구미호 재해석, 내가 가끔 주변에 잡담스리 하는 얘긴데 막상 글로 쓰려고 하니 어렵네.


구미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설 속 귀신이다. 허나 그 원류를 따라가 보면 사실 구미호가 꼬리 아홉달린 요망한 여성으로 둔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에 놀라게 될 것이다. 


글은 역시 논거가 있어야 하니 앞서 구미호를 조사해 둔 사람들을 찾아 본다. 본업 보다 SF소설가란 부업으로 더 유명한 곽재식 박사의 글과 데일리안 칼럼부터 살펴 보자.



https://oldstory.postype.com/post/565507


한국 옛 기록 속 신비한 여우가 갖고 있는 재주는?

한국 설화 속에서 이런 이상한 여우들이 보여 주는 신비한 재주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꼽아 본다면, 단연 사람으로 변신한다거나, 사람 모습을 만들어 낸다거나, 환각을 보여 주는 부류가 가장 많습니다.

깊은 산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를 유혹 하길래, 남자가 따라가 보니 산 속에 어찌된 일인이 궁궐 같은 집이 있고 온갖 음식과 자신을 좋아하는 미녀들이 있어서 하룻밤 거하게 놀았는데, 아침에 술이 깨고 보니, 바위 위에서 낙옆을 덮고 누워 손에는 안주랍시고 나무 열매와 죽은 개구리 따위를 들고 있다더라, 하는 것이 전형적인 여우에 홀린 이야기 형태겠습니다.


여우란 존재는 동서양을 통틀어 신비로운 존재였다. 특히 한중일 3국에서 여유는 상서로운 존재로 신화와 전설에 등장해 왔는데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이전에 백여우(흰여우)가 더 오랫동안 구설과 이야기 속에 존재했고 도술과 재주에 능했다. 


https://www.dailian.co.kr/news/view/216066


여성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 건설에 도움이 되었다면 구미호가 상서로운 존재이어서는 곤란한 것이 가부장적 유교론자들의 시각이겠다. 달기는 매우 현명하고도 교활한 여성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남자를 유혹하는 치명적인 팜므파탈이 된 것이겠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은 여우에 비유된다.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이후 유교적 가부장적 사회가 되면서 구미호는 남성을 유혹하는 존재로 격하된 감이 있었다.

이러한 이미지는 70년대 <전설의 고향>이라는 텔레비전 공포 사극이 전국적인 대인기를 누리면서 문화적으로 각인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구미호의 주인공은 팜므파탈의 여성적 존재였다. 


구미호가 보다 현대 에로틱한 팜므파탈의 존재로 각인된 것은 전설의 고향이란 TV드라마를 통해서다. 특히 깊은 산 속에서 남자의 간을 파 먹고 인간으로 환생하는 존재라는 설정은 특히 근대에 와서야 확립되었다. 물론 직전에 진정한 사랑에 빠져 실패하곤 하지만, 왜 그래야 했을까? 인어공주와 구미호는 왜 왕자의 심장에 칼을 꽂거나 100 남자의 간을 다 파먹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져야만 했을까? 그 이유는 설화와 TV각본, 동화의 저자들이 남성들이거나 남성들의 입장에서 재해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설의 고향 같은 경우 당시의 사회상, 경제활동의 주체로서의 남성, 미스터리한 존재로서의 구미호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자, 이제부턴 막살러님의 개똥철학 스토리다.


인간의 정신과 마음은 육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이 마음의 작용이라 판단하는 영역도 실제로는 신체의 영향을 받는다. 육체가 피곤하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 주변에 괜히 짜증을 부리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생체에너지가 저하되면 마음에너지도 함께 고갈된다.


오장육부 중에서도 간(肝)기는 성에너지와 연관된 대표적 장기이다. 직접적 성행위를 하는 기관이 성기일지라도 그것이 행위 자체를 담당한다면 그 에너지의 원천은 남녀를 불문하고 간에서 부터 소생한다.


술 마시면 발기가 되지 않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바로 간 때문이다.

 



해독 작용을 하는 대표 기관인 간이 알코올 분해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므로 발기에 쓸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들 중에서도 술이 쎈 사람들은 성욕이 강하고 섹스를 좋아한다. 간의 작용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성과 남성은 타고난 신체 구조와 음양 기운의 차이로 인해 술을 마셨을 때 남성이 발기가 되지 않음에 비해 여성은 더 쉽게 흥분하고 섹스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왜 하필 구미호는 위장, 심장 다 놔두고 간을 파 먹게 되었을까? 


순대도 먹어보면 염통이 훨씬 쫄깃하고 맛있는데 말이지. 간이 바로 성에너지, 리비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태고 이래 남성들은 아름다운 여성을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 구석기 시대 사냥한 고기는 현대 사회의 부와 재력이다. 가족을 먹여살릴 이상의 부와 금전을 획득한 남성들은 외부의 여성에게 한눈을 팔기 시작한다. 부와 권력을 손에 쥔 남성들이 미투 사건에서 줄줄이 무너진 건 과연 우연일까?


비너스를 갈망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성은 피라미드 구조의 인간 생태계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고 남성들은 그녀를 위해 기꺼이 무릎꿇을 준비가 되어 있고 또 해야만 한다. 남성이 돈을 버는 이유가 무엇인가? 구애를 위해서다. 그런데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양기 빨리고 돈 바치고 종국엔 버림 받아야 한다니 너무 두렵지 않은가?


일제시대와 가부장 이데올로기를 거치며 남성들의 원초적인 두려움은 여성을 패악으로 형상화하기에 이르렀다. 여자는 요물이다, 암탉이 울면 망한다 등과 같은 속설들을 만들어 여자들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본디 섹스는 신성한 행위라 구강과 성기를 통해 기를 소통하면 병이 낫고 늙음이 소멸하여 회춘을 하는 법이다. 특히 이는 성기의 모양 자체가 받아들이는 존재인 여성에게 더욱 유용한데 고전의 측천무후 부터 미실을 비롯해 왕을 여럿 보낸 여성들이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보라. 최고의 권력인 왕, 당연히 좋은 것만 먹고 보하며 자랐을 텐데 그 기를 쪽쪽 빨았으니 얼마나 물론 우유 목욕이라던지, 향유를 바르는 건 덤이다.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라곤 하지만 이를 통해 원천적 회춘의 기를 얻고 온몸의 기를 타고 자르르 흘러내리는 향기와 매끈한 피부를 위해서다. 


한 마디로 남자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아름답게 생긴, 100 남자 간을 파 먹고 인간으로 환생해야 하는 구미호 이야기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홀려 몸, 마음, 돈까지 빼주고 만신창이가 되어 본, 혹은 되기 두려운 남자들이 만들어 낸 쌉소리란 얘기지. 설사 이 설화가 그렇지 않더라도 여성들은 기꺼이 구미호를 본 받을 가치가 있다. 


또한 구미호 전설에는 또 하나의 모순이 있는데, 이토록 신령한 능력이 있고 신적 존재인 여우가 굳이 왜 계급 사회에 먹고 살기 힘든 인간 세상에 환생하려 든단 말인가? 


대체 왜?


솔직히 그냥 신으로 사는 게 낫지, 뭐하러 늙음과 죽음, 유한성의 지구 인간계로 편입하려 든단 말인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육신"이 있으므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의 양이 증폭되는 것이 지구라는 세상이다. 원래 깨달음이란 행복이 아닌 고(苦)에서 비롯되므로 인간으로 환생하려는 전설 속 존재들은 대체로 (1)인간 세상의 박복함을 구제하려는 측은지심 넘치는 신성들이거나 (2)자신의 수행을 위해 지구세계를 경험하려는 신적 존재들인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계에 내려와 여성들과 정을 통하고 씨를 뿌려 아이를 가지게 한 다음, 다시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설화 속 신의 아들들은 그들의 욕망을 자손으로 대리함을 상징한다. 


현명한 여자들은 절대 아무 남자와 자지 않고 만나지 않으며 기를 섞지 않는다. 배고프다고 아무 거나 먹으면 배탈나는 원리와 같다. 철저히 상대가 아닌 자신을 위해, 회춘을 위해 살아가도록 자신의 몸과 마음, 정신기(여윽시 저의 개똥철학;;; 精-옳고 바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만나라, 神-역량을 키우려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라, 氣-맑고 강한 기를 사진 사람을 만나라)에 대해 연구해 보길 바란다. 


한때 게이 남성들을 관찰한 적이 있는데 게이 남성들 중에는 의외로 부자인 사람들이 많다. 또한 여성 동성애자들에 비해('비해'라곤 하지만 레즈비언 술집들 중엔 거의 없다) 접대형 술집이 많고 호빠를 많이 간다. 그래서 일반 호빠들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게이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들이 상당히 많다. 


게이 커플의 생년월일 데이타를 추출해서 살펴본 적이 있는데 네이탈 데이타만으로 동성애를 판별하긴 불가능했지만 최소한 하나의 인사이트는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부를 여성과 물상대체 하지 않으므로 재성(명리학에서 말하는 편재, 정재할 때 재성 맞음)을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쓴다. 그리고 점성학으로 살펴봤을 때 달과 금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달과 금성이 부를 의미하는 지표들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정도.


예전에 친한 남성 대표님과 룸싸롱 사이클에 대해 수다떤 적이 있는데 텐프로 건 텐까페 건, 북창동 풀싸롱 이건 남성들의 룸싸롱 사이클이 대략 1년이라는 것이다. 처음 빠진 남자들도, 주기를 타고 찾는 남자들도 대략 8~12개월 정도를 뻔질나게 드나들다 (1)아예 집을 하나 얻어주고 전용 (2)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돈을 벌고 모은 다음, 1년쯤 뒤에 다시 룸싸롱을 찾는다는 거. 룸싸롱 한번 드나든 남자들은 절대 못 끊는다. 피해라 여자들아, 한번가서 즐긴 남자는 반드시 다시 간다!


이 글을 매우 어그로를 끌 것이다. 아니라고 반박하는 한남한녀들이 여기저기서 웅앵웅 할 것이지만 잘 생각해 보라. 자신을 위해서만 돈을 벌고 쓰겠다는 남자들은 절대 일정 수준 이상의 욕심이나 부를 축척하려 들진 않는다. 미디어에선 그들을 초식남이라 명명했지. 그런데 말이지, 그 초식남들도 돈 많이 벌면 결국 여자를 만나더라. (게이라면 여자 대신) 남자를 만나던지. 남자는 태생부터가 주어야만 되게끔 신체가 디자인되어 있고 기꺼이 바치기 위해 사냥을 하는 존재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간기가 쎈 사람들이 이를 승화하는 방법은 성욕 외에 수행 뿐이다. 원래 성에너지는 수행에너지와 근본이 같다. 욕망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를 승화하여 수행에서 높은 경지에 다다르기 쉽다. 보통 스님이나 수행자하면 비쩍 마르고 여리여리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정신과 욕망의 강렬한 에너지를 수행 에너지로 쓰는 것만이 이를 치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밀교적 수행법이 포함된 쿤달리니 요가라던지, 카발라의 세피로트, 석가모니의 불교적 수행과 모두 한통속이다. 이 이야기는 매우 철학적이고 심오하며 이 글에선 생략한다. 


여성들은 구미호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구미호가 두려운 것은 남자여야지 여성일 필요가 없다. 기꺼이 구미호 같은 존재가 되어 회춘과 시들지 않는 젊음을 얻길 바란다. 간을 파 먹히고 피 흘리는 것이 두려운 존재는 남성들이지 깊은 산 속에서 수행하며 신성을 포기하며 육신을 입고 고행을 하기 위해 지구에 내려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구미호 여성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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