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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Aug 09. 2022

주류 시장 및 전통주 비즈니스 인사이트&테이스팅

알고 읽어도 재미있는 기승전 술미나 홍보



제가 페북을 많이 하는 이유는 현실에서 워낙에 사람을 잘 안 만나고 못 만나는 개인적 특성 때문입니다. 앞에 화면있는 걸 훨씬 편하게 생각하는 은둔형 외톨이과의 특징이죠!


어렸을 때 부터 엄청 시커멓고 무쌍에 입술은 두껍고 아이스럽지도, 한국인스럽지도 않은 이상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단 발육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월등하게 빨랐고 언어능력과 지능이 상당히 좋아서 한번 본 건 전부 재현했습니다. 남들이 앉을 때 걸었고 치아도 또래들 중에 제일 빨리 났어요.


어른들이 신기해했죠. 게다가 외가 쪽으로는 완전 첫애였고 아빠는 9남매 중 막내여서 제가 태어나기 이전 9년 간 갓난아이가 없다가 바로 위 큰아빠 보다 빨리 결혼한 아빠 덕분에 제가 9년 만에 처음 나타난 아기였습니다. 평생 받아야 할 세기의 사랑을 태어난지 1년 동안 전부 받았습니다.


그런데 상대적 박탈감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혈기왕성한 엄빠는 22개월 간격으로 여동생과 남동생을 순차적으로 낳았고 그 사이사이 친가로 사촌 동생 2명, 외가로 사촌 동생 1명이 더 태어났습니다. '원래 없는 것' 보다 '갖고 있던 걸' 빼앗길 때의 박탈감이 100배 이상 큰 법, 최근 젠더갈등도 그러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남성들의 반발이죠.


그래서 저는 반골 기질에도 불구하고 착하게 자라났습니다. 속으로는 동생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겠지만 "언니니까 동생들을 보살펴야지"라는 세뇌 속에서 빼앗긴 사랑들을 되찾기 위해 본능적으로 공부를 잘 했습니다. 물론 머리도 좋고 지능도 높았겠지만 그걸 다른 데 쓸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기를 지나며 여러 이유로 뼛 속까지 나를 파헤치기 위해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을 탐독하고 심리학 복수전공까지 해 가며 오랜 시간 지나 제가 내린 결론은 인정받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는 평가에 대한 방어기제를 만들었고 스트레스 상황이나 에너지 레벨이 저하될 경우 경쟁을 외면하는 합리화 전략 및 선택적 회피 반응을 잠재의식이 선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경쟁'과 '분노'라는 기제가 저의 원동력이었기에 잘 쓰면 열정과 승리가 되고 반대가 되면 저를 파괴하는 무기력 전략으로 가는 것이죠. 나쁜 평가는 나를 괴롭게 만들고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적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삶이 몹시 팍팍했어요. 게다가 불의를 못 참고 들이받는 성격 땜에 선배나 직속 상사들과의 마찰로 리더로서 성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 내외적 특성으로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도 리더의 자리에 자연스레 서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자신감 너머에 불안과 두려움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 뒤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고 반장 보다는 부반장을, 회장보다는그 아래단계로 고사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결정적으로 IQ, SQ는 높은데 EQ가 좀 떨어져서 사람들 감정을 잘 못 읽고 공감을 잘 못 해 줍니다. 그런데 SQ가 높으니까 불편함을 못 느끼다가 조직의 장과 사장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것도 거의 10년 만에. 지금도 11:30-13:00, 17:00~18:30에는 전철과 버스를 피하고 거리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하고 부대끼는 걸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누군가가 내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걸 꺼리고 속내를 잘 얘기하지 않아서 친구도 별로 없어요. 제가 말도 잘 하고 리액션도 좋고 밝고 사회성이 활달하니까 잘 티가 안나죠 사실. 힘든 일 다 지나고 얘기하는 걸 친구들이 섭섭해 하던데 그런 걸 어떻게 상대방이랑 나누는지 잘 모릅니다. 이건 애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 다른 여자들처럼 공감해 줘, 함께 뭘 하자, 같은 게 없고 상대를 항상 외롭게 만듭니다. 


창업을 하고 나서도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스스로 항상 반문하고 의심했습니다.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데 이게 저한테는 아예 안 되는 영역이라서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창업 초기 해당 분야에 비교 대상 혹은 경쟁자라 할만 한 회사나 팀을 찾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어제의 나와 싸워야 했는데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처음 4-5년은 훅 지나가더군요. 그러다 최근 2년 간 현타의 시간을 보내면서 "아 나만 해 줄 수 있는 얘기가 무지 많구나!"라는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제가 심사를 갔는데 발표하는 창업팀이나 용역사가 저희가 만든 시장 조사 자료를 출처 표기도 없이 그대로 캡처해서 갖다 쓴 경우도 종종 봤고 2015년 부터 제 사업 모델을 정부는 물론 언론사, 학원들이 그대로 베껴서 글씨 하나만 고쳐서 낼름 가져다  쓰는 걸 수년 간 겪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난 안 망했을까?


그건 어쩌면 다행히 제가 박탈을 당했을지언정 선천의 자존감과 후천의 사랑이 나 자신과의 경쟁이 중요했던 인간 유형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비록 상대적 박탈감이 만 2-3세 경 잠재의식을 지배하면서 쌓아 온 원천의 불안을 직면하고 걷어내기까지 계속 채울 수 없는 결핍과 마주해야 했을지라도 말입니다. 일이든 사랑이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쓰러질지언정 부서질 때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근데 너무 최선을 다 하는 바람에 리턴이라는 걸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죠. 박살나고 나서 가루를 슬어담아 다시 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이 들수록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젊은 시절 3-6'개월' 단위의 시간을 3-6'년'이라는 단위로 바꾸는 데 30대를 보냈고 나름 성공한 것 같습니다.


2020-21년에 몇몇 인상적인 퇴사 사건을 겪었는데 6개월~3년 넘게 일한 3명한테 연달아 "대표님 정말 대단하세요, 하지만 난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고 살 수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2년 부터는 체력도 안 받쳐주고 불도저처럼 사는 걸 의식적으로 지양하게 됐는데 인생 3회차로 따지면 현재 만 1세 수준이라서 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전히 학습된 관계 맺기를 시전하는 단계라서 좀 미숙합니다. 학습으로 IQ를 높일 수 있으면 당연히 EQ도 가능하죠. 매너와 배려는 사실 지능의 영역이거든요.


3년 사이클을 2번 겪고 만 6년 넘게 술펀을 하고 나니 제가 창업초기에 떠들었던 "전통주 생태계를 건전하게, 저희의 경쟁자를 무수히 양산해 내는 것"을 중요한 비전의 하나로 가져갔던 저의 바램이 달성된 것인지 다양한 후배 창업가들이 시장에 생겨났고 올해는 정말 많은 얘기를 듣고 또 나누어 주었습니다. 요청을 거절한 적은 없고 문서든 레시피든 필요하다 싶은 건 전부 그냥 줬습니다.


회사 내부의 술케터, 우리술스토리텔러주령사 강의, 외부 초청강연, 정부 기관 세미나 외에 제가 자발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게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 보다 더 오래, 정확하게 국내외 시장을 분석하고 경험한 사람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제조사들은 기술과 제법에는 능하지만 저는 시장 전문가니까 그 부분에 오해없으시길 바라고요,


주류 시장, 그 안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는 전통주 비즈니스에 관심있는 (예비)창업가, 투자사, 대기업 전략기획실 및 CVC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8월 23일 화요일 오후 7~9시 30분


주류 시장 및  전통주 비즈니스 인사이트&전통주 테이스팅 


_이수진 (주)술펀 창업자 CEO


술과 전통주의 정의, 역사 및 주종 핵심요약(25분), 국내외 주류 시장 동향 및 대한민국 주세법 및 현재 업계 비즈니스 주요 이슈 총망라(35분)+ 전통주 3종 테이스팅(20분)+질의응답(20분)+네트워킹


서울에서 구하기 힘든 1만원 상당의 지역 대표 특산주와 막걸리를 참석자 전원에게 증정합니다.


신청 


https://forms.gle/4k2Q7CF2WK4j1EGV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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