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들을 위한 술펀의 새로운 문화 공간
9월 3일 본격적으로 오픈했다.
아직 거창한 개업식이나 파티같은 건 하지 않았고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찾아오는 중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 정도.
처음에 공간을 임대할 때 가지고 있던 가구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애썼다.
비용 측면의 문제도 컸지만 무엇 보다 내가 을지로에 꽂히게 된 이유가 그 시간에 담긴 역사성이고 오래된 것에 대한 존중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디가서 살래야 살 수도 없는 주황색 소파와 테이블이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오래됨과 촌스러움을 사랑하는 사람인 것을. 그래, 아시다시피 남들이 거의 모를 때 부터 전통주에 꽂힌 몇 안 되는 젊은 사람이다.
촌스러움을 사랑한다고 맛없고 보기 싫은 걸 먹으란 법은 없지.
맛없는 식사를 하느니 굶는 쪽을 택하는 게 나란 사람이고 쌍욕을 하면서도 '언제나 우아함'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이 나고 쌍욕과 우아함은 공존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도 나다.
술펀에서 직접 개발한 우리술 베이스 칵테일이다.
가격은 9천원 ~ 1만원 대.
상록수 [담솔] 나 홀로 독야청청 하리니
청렴결백한 선비의 기상을 닮은 맑고 깨끗한 칵테일
알콜: ★★☆☆☆ 당도: ☆☆☆☆☆ 산미: ☆☆☆☆☆
뽕 [진도홍주] 이 뽕은 그 뽕일까? 이 뽕일까? 빨간 맛의 진수!
바텐더의 비밀재료가 숨어있다 ‘뿅’ 하고 맛에 힘을 빡!
알콜: ★★☆☆☆ 당도: ★★☆☆☆ 산미: ★★☆☆☆
모단껄 [담솔] 1930 서울 모단껄&뽀이들은 어떤 술을 마셨을까?
알콜: ★★★☆☆ 당도: ★★★☆☆ 산미: ★★★☆☆
칵테일 자체는 바텐더들이 하고 팀 전체가 품평을 하며 네이밍이나 스토리텔링, 기획 자체는 내가 직접하고 있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언제나처럼 균형(밸런스)와 다양성, 컨셉이 가장 중요하다.
매달 샘플러 리스트를 바꿔가며 다양한 우리 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술과 음식, 그리고 먹는 방법을 즐겁게 연구개발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데 우리 내부에서도 아직은 시행착오 중인 것 같다. 다들 까다로운 입맛들이라 시음회하면 다들 애정어린 독설이 넘쳐난다. 증류주 같은 경우 얼음 넣은 언더락, 브랜디잔, 소주잔 각종 잔과 온도로 여러가지 맛을 테스트하고 있는데 역시 곡주로 만든 한국식 증류소주를 즐기려면 상온 보관한 걸 천천히 음미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우리 술퍼니들에겐 R&D공간이겠지만 애주가, 소비자들에게는 엄청 새로운 공간이라는 것!
을지로 술다방 [지하철 2,3호선 을지로 3가역]
02-2272-0818
서울시 중구 을지로11길 33, 2층 (호수커피숍 간판이 보이면 거기가 술다방이 맞다ㅋ)
영업시간은 낮 11- 밤 12시까지 - 낮에는 차, 밤에는 술을 판다.
일요일은 쉽니다.
술다방에서 새로운 술 경험을 함께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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