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간의 주름이
제 얼굴 모조리 드러낸 손부채가 되어
어느덧 너를 향하고
내 길 잃은 눈동자 또한
제 몸을 모조리 태우는 두 개의 별이 되어
어느새 너를 비춘다
그간 내 텅 비어있는 가슴은
쪼글쪼글해진 얼굴을 하고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린 채
나를 오로지 나만을 훔쳐보고 있었음을,
너의 얼굴 너의 시선 너의 목소리
그리고 너의 존재함만으로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너의 얼굴이 나를 향해 점차 다가오고 있고
너의 시선이 내 두 개의 별을 더욱 타오르게 하며
너의 목소리가 서서히 나를 매만졌고,
나의 미간은 이제야 모조리 제 얼굴을 드러내고
나의 두 눈동자는 그제야 나를 향해 타오른다
내 가슴은 너로 채워지고 나는 너로 인해 내가 된다
비로소
나는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