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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Aug 26. 2024

비로소 나는 나를 만난다

내 미간의 주름이

제 얼굴 모조리 드러낸 손부채가 되어

어느덧 너를 향하고


내 길 잃은 눈동자 또한

제 몸을 모조리 태우는 두 개의 별이 되어

어느새 너를 비춘다


그간 내 텅 비어있는 가슴은

쪼글쪼글해진 얼굴을 하고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린 채

나를 오로지 나만을 훔쳐보고 있었음을,


너의 얼굴 너의 시선 너의 목소리

그리고 너의 존재함만으로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너의 얼굴이 나를 향해 점차 다가오고 있고

너의 시선이 내 두 개의 별을 더욱 타오르게 하며

너의 목소리가 서서히 나를 매만졌고,


나의 미간은 이제야 모조리 제 얼굴을 드러내고

나의 두 눈동자는 그제야 나를 향해 타오른다

내 가슴은 너로 채워지고 나는 너로 인해 내가 된다


비로소

나는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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