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빛이 있었다
땅에는 어둠이 있었고
빛은 어둠을 내려다보고
어둠은 빛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빛은 어둠을 만지고 싶었고
어둠 또한 빛을 더 가까이하고 싶었다
서서히 빛은 하늘에서 땅으로 다다르고
어둠은 서서히 물러나며 이윽고 희미해졌다
어둠은 몸을 부풀려 애를 써보지만
빛이 다가올수록 그 황홀함에 주저앉아 자신을 숨겼다
한때 하늘에 빛이 있었고 땅에는 어둠이 있었으나
이제 그들은 자신을 숨겨야만 한다
빛은 빛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서로를 마음에 품고서
자신을 숨기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