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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풍경

by 소피아절에가다

산타 할아버지 이번에는 꼭

반신반의 그럼에도 이번만은 제발

정성 들여 꾹꾹 눌러쓴 손 편지

반짝이는 곳 아래 살포시

나는 울음 참는 착한 아이


새벽 4:30

반짝이는 곳에서 더 반짝이는 목소리

인생 첫 게임기에 실실 새어 나오는 빛

반신반의는 확신과 신념으로

나는 착한 아이였어!


엄마,

오늘 하루는 좀 참지 않아도 될까요?

오늘 하루는 좀 참아주시면 안 될까요?


가깝지만 먼 저 세계에서

발그레한 얼굴로 온몸 흠뻑 적셔 본

12살 크리스마스의 꿈같은 하루


그 꿈같은 세계에서 더 멀어지려

울그락불그락 온몸 놀려 곳곳을 헤집은

42살 크리스마스의 악몽 같은 하루



산타 할아버지,

혹시 후회하고 있으신 건 아니겠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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