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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Oct 28. 2023

두근두근 위장 배출시간 검사결과!

[든든한 주치의 곰돌이 교수님!]

'오늘따라 교수님 회진 시간이 늦!'

'교수님은 언제쯤 오실까..?'


지난주 토요일에 어렵게 끝마친

위장 배출시간 검사결과가 궁금해

이틀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니...

이유 없이 속이 울렁거리고

메스꺼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진짜.. 내 몸에 이상이 생겼나..?'

'아니, 아니야!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자!'


쿵쿵쿵...

멀리서도 알 수 있는 교수님 발소리!

드디어 곰돌이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셨다.


"쏘야야.. 내가 급하게 올라오느라 검사결과를

다 보고 오지 못했네, "

"잠만 기다라!"


'아.. 또 기다려야 돼?'


얼마 후에 교수님께서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병실로 오셨다.


"쏘야야...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영상 판독하는 교수님이랑 같이 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 교수님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씀 좀 해주세요."

"저 너무 궁금해서 잠도 못 잤어요!"


"그게 말이다..."

"일반적인 사람은 최대 90분 이내에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는데..."

"쏘야야 너는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900분 이상이야!"

"900분도 수치상으로 나온 거니 실제로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지."


"네..? 구백... 구백 분이라고요?"

"그럼, 그게 몇 시간인데요?"


너무 당황해서 머리가 하얗게 백지장이 되었다.


"열다섯 시간이지. 한 끼를 먹으면 15시간 이상을 위에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거야."

"그동안 밥 늦게 먹는다고, 안 먹는다고 혼낸 거 미안하다."


"교수님 그럼 이건 무슨 병이에요?"

"이 병은 위마비라고 하지."

"당뇨병성 위마비는 보통 1형 당뇨병 유병기간이 10년 넘어서 오는데..."

"네 경우는 합병증은 아니고 상세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이 맞는 것 같다."


"바이러스 감염이요?"

"그런데 너는 자가면역질환 1형 당뇨가 있으니까 혈당도 아예 관련이 없는 건 아니야."

"앞으로 혈당 관리도 중요해!"


"교수님, 제가 뭘 어떻게 했는데 위마귀인지 위마비인지가 와요?"

"위마비는 발병 원인이 아주 많아."

"수술 후 부작용이나 약물 부작용, 바이러스 감염, 1형 당뇨병 등등 원인이 아주 다양하지."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치료 방법이 없어."

"환자도 극소수이고..."


"내가 의사 생활을 십 년 넘게 했는데 위마비 환자는 전공의 때 만난 환자 한 명 밖에는 없었어."

"그럼 그 환자는 어떻게 되었어요?"

"위의 일부를 잘라내었지.."

"교수님, 그 환자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어요?"

"그 환자는 내가 계속 팔로업(F/U 경과관찰)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잘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위마비가 다시 재발했다는 소식은 들었다."


"교수님, 그럼 전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저 아직 대학교 1학년 밖에 안되었어요!"

"혈당 관리 잘하면 합병증이 안 온다면서요!"

"왜 저한테만 이런 일이 생겨요?"

"으흑흑.."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냐고요!!"


"쏘야야, 내가 널 포기하지 않으마!"

"꼭 치료해서 퇴원하게 해 줄게!"

"이론상에서는

위절제가 가장 좋은 치료 방법지만

위절제 안 하고 위가 움직이는 방법을 찾아보마!"

"나는 내 환자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네가 나를 믿고 따라와 준다면 할 수 있어."


"교수님..."

"내가 외국 논문도 찾아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테니까 너는 그만 울고 힘내서 따라오기만 하면 돼!"


"만약, 이 방법 저 방법 다 쓰다가 안되면 위절제술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아.. 싫어요! 몸에 칼대는 거 너무 서워요!"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었다.


"쏘야야. 이 시럽 좀 마셔봐!"

"쌤, 이게 무슨 약이에요?"

불투명한 하얀색 액체가 목구멍을 넘어서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갔다.


웁.. 우웨에엑


"하아.. 먹는 약은 안 되겠구나!"

"구하기 어렵지만 돔페리돈 주사약을 구해봐야겠어!"


"쏘야야, 항생제 반응검사 좀 하자!"

"피부를 살짝 떠서 약물을 넣을 건데"

"이게 좀 많이 아파!"

아악!!!!

"여기 원 그린곳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가려우면

빨리 얘기해야 해!"

"괜찮다고 참고 있지 말고!"

"언니가 15분 뒤에 확인하러 올게!"


"교수님, 항생제는 왜 쓰는 거예요?"

"에리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계속 쓰다 보면

위장이 움직이는 케이스가 있어서 한번 써보는 거야!"


"쏘야야 너 혈관이 없다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힘들어하는데.."

"앞으로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르니까 팔에 관 하나만 심자!"

"싫어요! 주사도 싫고 다 싫다고요!"

"그래, 오늘까지만 화내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교수님이 가시고 나서 마음이 더 착잡해졌다.


'내 몸에 관을 심어..?'

'무슨 관을 심는 걸까..?'


'아.. 생각하기도 싫어!!'


"위마비인지 위고비인지 어서 떠나버려!"


*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위마비(gastroparesis)

위장이 음식을 비우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때 발생, 위 배출 지연으로 알 수 있음. 메스꺼움, 구토, 울렁거림, 조기 포만감과 같은 증상등을 유발


돔페리돈 (Domperidone)

위장운동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오심, 구토 증상을 개선하는 약


에리로마이신(erythromycin)

방선균의 일종에서 얻은 항생 물질. 흰색이나 엷은 누런색의 결정성 가루로, 냄새는 없고 맛은 쓰며, 주로 그람 양성균에 사용.


*위마비 환자의 위 배출 지연 그림

(유문괄약근이 닫혀 있음)


위와 소장의 첫 부분(십이지장)이 만나는 곳에 있는 괄약근. 소화를 위해 위에 있는 음식을 유지하려고 수축하며 장으로 음식을 내보내기 위해 이완


*참고자료 및 자료출처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57XA11A1280A0234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692376&supid=kku010623112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diseases/15522-gastropar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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