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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Oct 19. 2023

먹으면서 하는 검사가 있어요?!

[위장 배출시간 검사, 핵의학과, 1형 당뇨, 당뇨병성 위마비]

드디어 날이 밝고 검사날이 되었다.

'아.. 속이 불편해서 한숨도 못 잤네!'


"쏘야야, 갑자기 무슨 계란프라이니.. "

"너 때문에 아침부터 정신없이 만들어서 왔."

"엄마는 바빠서 가야 되니까 검사 잘하고!"


"엄.. 엄마!"


평일에는 회사일로 주말에도 이런저런 일로

바쁜 엄마는 나에게 알루미늄 포일에 고이 싼

계란프라이 한 장을 건네주고 다시 떠났다.


'아.. 나도 보호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김쏘야 넌 이제 어른이잖아!'

'너 혼자서 잘해야지!!'


사실. 이제 갓 학교 밖 울타리를 나온 어른이!

나이만 한 살 더 먹었을 뿐인데,

이제 나 홀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많아졌다.


"김쏘야님, 검사 준비물 잘 챙기셨죠?"

"8시 30분까지 본관 지하 1층에 있는 핵의학 가시면 돼요."


"핵의학요?" 

"쌤, 거긴 뭐 하는 곳이에요?"


내가 들어 본 핵 관련 단어는

핵폭탄, 핵미사일, 핵실험, 핵탄두, 핵무기...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린 무시무시한 단어들이다.


'핵의학과... 이름만 들었는데 왠지 무서워!'


나 자타공인 길치 김쏘야!

역시 오늘도 한참을 본관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 핵의학과 앞에 도착했다.


헉헉..


핵의학과 유리문 앞에 앉아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드르륵...


"혹시.. 김쏘야님?"

"오셨으면 들어오시지 왜 문 앞에 앉아 계세요?"

"검사시간이 중요하니까 빨리 들어오세요!"


핵의학과 선생님이 위장 배출시간 검사방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김쏘야님, 검사 준비물 가져오셨죠?"

"빵에 딸기잼 바르고 계란 올려서 먹는 거예요."

"목 막히니까 오렌지 주스 같이 드셔도 돼요."

"음식에 방사선 동위원소 의약품을 넣는 것뿐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방.. 방사.. 방사선 동위원소요?"

'뭔지 모르지만 왠지 꺼림칙한데...'


"김쏘야님, 검사는 총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소요돼요."

"황에 따라서 더 짧아질 수도 있고,

최대 4시간까지  수도 있요."

"방사선 동위원소 의약품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10분 에 드셔야 요."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을 보기 위해서 15분 간격으로

9번 정도 촬영할 거예요."

"황에 따라서 더 찍을 수도 있고요."

"샌드위치에 방사선 동위원소 의약품 넣어서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잠시 후, 핵의학과 선생님이 방사선 동위원소 의약품을 넣은 샌드위치를 들고 오셨다.


"김쏘야님, 이거 식사하라고 드리는 거 아니니까 제한시간 10분 내에 다 드셔야 돼요."

"시간 못 맞추면 검사 다시 해야 해요."


핵의학과 선생님께 건네받은 샌드위치를 한입 물었다.

'여기에 방사선 동위원소 의약품이 들어있다고..?'

'아.. 기분이 좀 이상해..!'


"김쏘야님, 8분 남았어요."


'천천히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데..'

'제한시간 안에 먹어야 하니까 체할 것 같아!'


휴우..

제한시간 10분!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씹어서 겨우 다 먹었다.


'아.. 너무 배불러!'


"김쏘야님, 밖에 나가셨다가 15분 뒤에 들어오세요."


'운동하라고 밖으로 내보내는 건가..?'

'15분 동안 뭐 하고 와야 하는 거지?'


15분 동안 지하 1층에서 방황을 하다가

다시 핵의학과로 돌아갔다.


"김쏘야님, 똑바로 서서 여기 엑스레이 기계

 양 옆을 손으로 잡아보세요."

"촬영할게요."

"첫 번째, 촬영 마쳤습니다. 이제 8번 남았어요. 15분 뒤에 오세요."


'아직 8번이나 남았다고? 아.. 눕고 싶다!'

병원 건물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는 걸까?'

'그다음 15분에는 뭘 해야 시간이 빨리 갈까?'


"김쏘야님, 네 번째 촬영 마쳤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던 방사선사 선생님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김쏘야님, 이번에는 30분 뒤에 오세요."

"네... 네? 30분이요?"

'15분도 너무 긴데 30분 동안 어디 가서

뭘 해야 할까?'

 

"아.. 너무 춥다!"

"병실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내려와야겠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20분이 지났다."


'검사가 너무 지루해...!'


"김쏘야님 이번에도 30분 뒤에 오세요!"

"선생님, 검사가 최대 4시간이라면서요."

"이러면 검사시간 4시간 넘는 거 아니에요?"

"저희가 알아서 잘 마쳐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30분.. 또 30분 간격으로 촬영을 했다.

'빨리 끝날수도 있다더니...'

'이러다가 4시간 다 채우겠네...!'


15분, 30분 간격으로 영상을 찍다 보니

어느새 4시간이 흘렀다.


"김쏘야님, 검사 끝났습니다." 

"이제 병동으로 올라가셔도 돼요."

"선생님, 검사 결과는 언제쯤 나와요?"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주말 지나고

교수님영상 판독하실 거예요."

"네, 안녕히 계세요."


'아.. 너무 힘든 검사였어!'

"왜 한 달에 한 번만 검사를 할 수 있는지 알 것 같아!"

'빨리 침대에 가서 누워야지!'


"김쏘야님, 혈당 재실게요."

10.. 9.. 8.. () 3.. 2.. 1..

'병원 혈당계는 너무 느린 것 같아!'


"김쏘야님 혈당 250이요!"

'이상하네...! 원래 이 정도 먹고 인슐린 없으면

금방 HI 나오는데..!'

'딸기잼 바른  두쪽이랑 오렌지 주스 한 병먹었는데 혈당이 생각보다 안 올랐네?'

'란투스가 다 커버해주지는 못할 텐데...'


", 저 그럼 애피드라 안 주는 거예요?"

"잠깐만, 300 넘기 전에는 인슐린 주지 말라고 했어."

"아.. 쌤! 저 이제 혈당 막 올라가요."

"인슐린 맞아야 혈당이 내려가는데..."

"쏘야야, 잠깐 기다려봐.

당직 선생님한테 노티 할 때 인슐린 주사 용량

다시 물어볼게."


'아.. 속이 왜 이렇게 메스껍고 울렁거리지?'

'이런 기분 너무 싫어!'


'먹은 음식이 아직 위에 그대로 있는 것 같아!'


우웨웨웹...

검사한다고 먹었던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를

다 게워냈다.


'음식을 먹은 지 4시간이 훨씬 넘었는데,

음식물이 그대로 구토로 나오네?'


3.. 2.. 1 삑

180

'어랏..! 구토하니까 혈당이 점점 내려가잖아?'


우웨웨...

남은 음식물이 나오고도 계속 구토가 나왔다.


하아..

'너무 힘든 검사였어!'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빨리 월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설마.. 내 위에 이상이 있겠어?'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핵의학과(Nuclear Medicine)

원하는 목적에 맞는 방사성 추적자를 체내에 주입하여 그 분포를 영상화하는 체내검사, 

채취된 혈액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혈청성분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검사하는 체외검체검사,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갑상선 암이나 골전이암을 치료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시행하는 진료과


위장 배출시간 검사

(Gastric Emptying Time)
각종 원인의 소화불량, 포만감 환자에서 위 기능 장애의 정량


위마비 환자의 신티그래피 -4시간 후

(gastric emptying scintigraphy)

왼쪽- 일반인, 오른쪽- 위부전마비 환자


*참고자료 및 자료출처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216XXXXXC0031


(위장 배출시간 검사)

http://www.samsunghospital.com/dept/main/index.do?DP_CODE=NM&MENU_ID=003010004


일본 NHK - 건강, 당뇨병성 위부전마비

'알려지지 않은 당뇨병 합병증 위부전마비'

증상, 원인, 치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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