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 유산소운동, 무산소운동, 저혈당]
케톤산증이 왔다 가면 몸에 있는 근육이
급격히 빠진다.
잃어버린 근육을 다시 찾기 위해서
집 근처에 있는 하천변을 걸었다.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도 한 번씩 움직여보고
산책길이 꽤나 재미있었다.
"음.. 날씨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운동하기 딱 좋은 날이네!"
꾸준히 운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나가기 싫어진다.
'아..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오늘만 운동 좀 쉴까?'
가기 싫은 마음을 억누르고 털레털레 발걸음을
옮겼다.
'아.. 추워! 괜히 나왔나?'
종이 한 장이 세찬 바람에 날아와서
얼굴에 붙었다.
'어푸푸, 이게 뭐야?'
"PT 1회 무료, 헬스 3개월 99,000원?"
때마침 헬스장 전단지가 바람에 날아왔다.
'우연일까..?'
'계속 밖에서 운동하기도 힘들었는데
실내에서 운동하면 더 낫겠지!'
'근데, PT는 뭘 알려주는 프로그램일까?'
그날 저녁, PT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전단지에 있는 헬스장을 찾아갔다.
'하아... 무슨 헬스장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일부러 만들지 않은 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5층 헬스장에 도착했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러닝 머신을 뛰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헬스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하며 인바디를
쟀다.
"회원님, 체지방량과 근육량이 평균이하예요. 체계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몸 다 망가져요!"
헬스 트레이너의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에
나도 모르게 3개월 결제를 했다.
"저기.. 트레이너님..!"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1형 당뇨가 있다고
얘기했다.
'설명한다고 했는데 헬스 트레이너님이 1형 당뇨를 이해하셨을까?'
먼저 유산소 운동을 시작했다.
20분쯤 신나게 러닝머신을 달리는데 갑자기 느낌이 싸해졌다.
사물함이 있는 휴게실로 들어와 짐 가방을 찾았다.
'아.. 혈당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마음이 급하니 가방 속 작은 주머니에 넣어둔
혈당계와 채혈기, 스트립지가 보이지 않았다.
가방을 뒤집어서 털어보니 파란색 체크무니 주머니가 툭 하고 땅에 떨어졌다.
3.. 2.. 1 삐빅
E-4
마음이 급하니 혈당지에 피가 덜 들어가서
에러가 떴다.
다시 혈당을 재보니 50이었다.
가방에 챙겨 온 주스를 허겁지겁 마셨다.
혈당이 안정되는 걸 보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또다시 느낌이 싸해졌다.
바지에 넣어 온 당류 12g, 120ml 주스를 꺼내서
빨대를 꽂았다.
"회원님, 잠깐만요. 주스 드시지 마세요!
당뇨가 있으신 분이 주스를 드시면 어떻게 해요!"
저혈당이 오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린다.
식은땀이 나기도 하고 눈앞이 하얘진다.
음식을 보면 일단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허겁지겁 먹게 된다.
"회원님, 당뇨가 있으면 주스 말고 이걸 드세요!"
"프로틴..?"
건네받은 프로틴 음료를 먹을 때까지 트레이너가
지켜보고 있었다.
'아.. 쫌 가라고요!'
울며 겨자 먹기로 프로틴을 꾸역꾸역 마셨다.
'웁.. 이거 맛이 왜 이래?'
지켜보던 헬스 트레이너가 떠난 뒤에 숨겨둔
주스를 꺼내서 주위를 살피며 홀짝홀짝 마셨다.
사탕을 입에 넣는 순간 의문이 들었다.
'열심히 뛰고 저혈당이 와서 주스 마시고 사탕 먹고.. 계속 반복인데 운동을 꼭 해야 할까?
저혈당 간식 먹다가 살이 찌는 거 아니야?'
무료 PT 1회를 받았다. 근육이 없는데 근력 운동을 하니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회원님, 하나만 더요!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선생님, 더 이상 못하겠..."
분명 하나만 더라고 했는데 열개쯤 더 하고 있는 것 같다.
'휴우.. 드디어 끝났네!'
휴게실에 들어와서 나무로 된 평상에 대자로
뻗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첫날부터 너무 다이내믹한 거 아니야?'
혈당을 재보니 200이 넘었다.
'저혈당 간식을 많이 먹었나..? 아닌데 다시 근력운동 했잖아!'
당린이는 운동을 해서 혈당이 올라간 건지
저혈당 간식을 먹어서 혈당이 올라간 건지
구분하기 어렵다.
집에 와서 궁금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았다.
'아하! 무산소 운동은 주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구나!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서
간에서 저장된 포도당이 방출되기 때문에
운동 후에는 혈당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그럼 운동할 때는 혈당이 올라갔지만
나중에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왜 혈당이 떨어지는 걸까?'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육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혈당을 사용하게 됩니다.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다이내믹한 하루의 경험으로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의 차이를 몸으로 알게 되었다.
다음날 어제 운동의 여파인지 심한 몸살이 와서
일어나지 못했다.
'어떤 운동을 해야 저혈당도 안 오고 근력도 키울 수 있을까..?'
'운동할 때 혈당을 얼마에 두고 시작해야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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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쏘야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위마비로 입원도 하고
갑자기 패혈증을 겪으면서 몸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습니다.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독자분들을 생각하면
빨리 글을 쓰고 싶었지만, 몸이 회복이 안 돼서
이제야 글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2025년 올 한 해는 더욱 건강해져서
재미있는 글로 더욱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