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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 하루는 맑음 Jun 04. 2024

직접 겪은 정신과약 효과와 부작용

내가 정신병원 진단받고 놀란 이유-여섯 번째

약을 먹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다행히 큰 부작용은 없고 여전히 우울이란 감정에 빠지지 않고 나름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효과와 부작용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효과 첫 번째는 미래를 생각하게 됐다.

약을 먹고 슬픈 감정에 매료되는 대신 다른 생각들을 있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난 항상 현재의 감정이 중요했고, 현재의 행복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나니 나도 모르게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두 번째 효과는 욕구가 많아지고 세졌다.

평소 수면욕 말고는 욕구가 없었는데, 점점 식욕이 생기고 여행을 가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고, 사람들 사이에 끼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먼저 할지 순서를 정해놔야 할 정도로 많아졌다.

사실 이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효과인 것 같다.


세 번째, 피곤하지 않고 잠이 오지 않는다.

난 잠이 많은 사람이었다. 꼭 낮잠을 자야 했고, 항상 피곤했었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난 후에는 잠을 자고 싶어도 낮잠을 잘 수 없었다. 그냥 정신이 또렷했다. 

잠들려고 불을 끄고 해 봐도 소용없었었다. 밤에는 잘 자지만 평소 자던 낮잠을 안 자니 

효율적으로 시간을 더 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약의 부작용은 크진 않지만 소소하게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무조건 약 때문이라곤 할 순 없지만 약을 먹은 후 변화에 대해 적어보았다.


첫 번째, 화가 많아졌다.

나는 원래 많이 참는 사람이었다. 갈등 자체를 싫어하고 싸우는 것은 더 싫어했기에

항상 참고 지나가자라는 마인드였는데, 이제는 그게 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렸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피하지 않았다.

이것도 약간 욕구와 관련 있는 느낌으로 이때까지 참아온 것이 터지는 느낌이다.


두 번째, 손등의 두드러기가 났다.

효과에서 말한 것처럼 잠을 조금만 자도 피곤하지 않아서 하루에 6시간만 자고 무리하게 일을 하고 

이것저것 했더니 손등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났다.

처음엔 한 두 개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돌토돌 더 많이 났다.

아마 무리하게 몸을 굴려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약에 약간의 알레르기 반응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 요즘은 다시 가라앉는 중이다.


세 번째, 생리불순

여자라면 알 것이다. 생리가 제때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을

근데 난 약을 먹고 난 후 한 번도 생리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산부인과도 찾아가 봤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마도 약 때문 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다.

여전히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지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기다려 볼 생각이다.


네 번째, 새로운 병원 갈 때마다 이야기하기

이것이 가장 싫은 점이다. 하필 요즘 병원 갈 일이 많아서 내과, 이비인 후과, 산부인과 등등 많이 갔다. 그럴 때마다 약을 처방받는데, 항상 물어보시는 것이 먹는 약이 있냐는 것이었다.

혹시 두 개의 약을 같이 먹으면 안 좋을 수 있기에 항상 항우울제를 먹는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생활에 이 말을 하는 순간 난 우울증 환자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썩 좋지 않으면서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이렇게 나의 한 달간 약을 먹은 나의 변화였다.

이 모든 것을알고도 약을 먹을거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100% 먹는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여러 부작용도 있지만 훨씬 효과가 크고 부작용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울증으로 힘들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정신과를 다녀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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