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작가와 내가 만든 신세계

by 김인철


중독성이란, 사실 병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무언가에 젖어 들은 나머지 다른 무언가를 인지하고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에게 중독성 있는 삶을 느끼 게 해 준 것은 바로 미술이다. 아니, 다시 말하면 미술품을 창조하는 이들의 세계이다. 이것은 부작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감을 통한 순간마다 중독성이 있다. 그 이유는 시작부터 이해해야 할 여지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공감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다. 다시 말해, 한 미술 전시를 관람할 때 시작부터 달려들 듯이 미술 작품을 이해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고 이런 과정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한 아이처럼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다가갔을 때 비로소 작품 안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거나 혹은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공감하며 각자 다른 관점으로 작품의 세계를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굳이 왜 한 작품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지가 아니라 작품 안에 담긴 무엇에 이끌린 것인지가 공감의 시작이다.


하나의 미술 작품을 세상에 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은 결국 하나의 작품이 아닌 여러 작품을 연달아 만들어 냄으로써 비로소 각자의 특별한 세계를 형성한다. 이 과정은 우리의 반복되며 생산적인 삶의 방식과 공통분모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일상 속에서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한다. 자신이 주체가 되어 만드는 삶처럼 예술 또한 한마디로 정의를 할 수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기존과 다른 새로움을 도전하는 방식으로 유사하다. 이것은 미술 작품을 매개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이들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서로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그 관점과 시선은 다양하다. 더 나아가 미술의 밖에 존재하는 개인의 일상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속의 세계를 공감하거나 다른 이질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작가와 내가 만든 또 다른 신세계이다. 작품 속 대상 혹은 색상, 장르와 매체 등 무엇이든 간에 이유를 불문하고 작품 속 무언가에 이끌려 시간을 보내게 됐을 때면 이미 작품을 앞에서 보고 지나간 그 시점부터 현재까지 그 순간과 공간을 함께 채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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